영화 '버블 패밀리'
일본 버블경제 영상을 보다가 알고리즘을 타고 영화 '버블 패밀리'에 도착했다.
알고리즘은 가끔 무섭지만 이런 좋은 영화를 알게 해 준 것에 감사함.
짧은 예고편, 마민지 감독의 코멘터리 영상 등을 보다가 궁금증이 생겨서 바로 풀영상을 봤다.
버블패밀리(2018)
마민지 감독 | 78분
순식간에 고층 건물이 올라가던 1980년대, 소규모 건설업, 소위 '집장사'를 하던 나의 부모님은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중산층’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한 방 터뜨려 재기하겠다는 부모님은 15년째 월세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대책 없는 부모님이 미웠던 나는 집을 떠났다. 순식간에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2010년대, 어느 날, 비가 새는 월세집에 살던 내게 부모님의 월세집이 원룸으로 재건축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오고 노심초사하는 나와 달리 부모님은 기약 없어 보이는 부동산 투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거품이 꺼져도 결코 지지 않는 욕망의 도시 서울 잠실의 아파트 왕국에서 무너지는 월세집까지 마가네 세 식구의 롤러코스터 같은 거주기가 펼쳐진다!
우리나라는 8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성장을 이룬다.
마민지 감독의 부모님은 그 당시 '집장사'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올려 파는 사업을 통해 부유한 생활을 시작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비디오 속 모습들이
얼마나 넉넉하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프레임이 현재의 상황을 더 부각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 가족들은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에서 조금 떨어진
월세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던 걸까?
건설업의 거품이 점차 사그라들고 IMF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황금을 안겨주었던 집장사는 순식간의 빚더미를 안겨주었다고 한다.
※ 알쓸 TMI.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서울시가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를 재건축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들을 봤을 때 영화가 엄청 어두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중간중간 유머적인 장면들이 섞여있다. 귀엽게 느껴지는 장면까지 있을 정도로
영화에서 부모님은 여전히 그 시절을 잃지 못하고, 결국 부동산 주변을 맴도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럴 땐 나도 언젠가 나의 부모님께 받았던 묘한 답답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어머니가 굉장히 단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장사를 했던 당시에는 집의 구조적인 부분에서 설계를 직접 하셔서
시공사에 전달하곤 했다는 부분에서도 어머니가 굉장히 진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는 그냥
'마민지의 땅을 응원해'라는 말이 떠올랐다 : )
'버블 패밀리'는 누구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지금도 진행 중인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강원도에 살고 있어서 서울의 이런 이야기들은 영화, 드라마 등 매체를 통해서 접한다.
서울의 집값을 들을 때마다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놀란 적도 많았다.
우리는 여전히 거품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거품은 사로잡히기 쉽지만 서서히, 어느 순간 훅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해두어야 할 것 같다.
2018년에 나온 영화지만 2025년에도 보면 좋을 영화. '버블 패밀리'
2017 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대상)
2015 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더펙&기록문화보관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