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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몸이 먼저 안다

근육은 기억한다, 우리가 원하는 삶도

by 기록습관쟁이 Mar 20. 2025

우리는 하루에 4천 가지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중 단 5%만이 우리의 의식 속에 남고, 나머지 95%는 무의식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이 무의식이 우리 행동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잠재의식이라 부르며, 이 잠재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면 목표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무의식을 의식화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무의식을 길들이는 방법 중 하나로 습관과 루틴이 자주 언급된다. 무언가를 매일 정해진 방식으로 반복하면,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했던 것들이 점점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고 한다. 근육기억(muscle memory)이 바로 이런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근육기억이란 반복된 행동이 뇌가 아닌 근육에 저장되어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자동적으로 수행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걷기, 자전거 타기, 악기 연주 같은 기술을 익힌다.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한 습관도 근육기억을 통해 내 몸에 새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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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경기 중에는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다. 훈련을 통해 익힌 기술이 몸에 새겨져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수천 번의 연습을 거쳐 근육에 각인된 반응이다. 순발력 역시 이러한 반복 훈련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야구 선수들이 매일같이 배팅 연습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대 투수의 공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공의 속도와 각도를 본능적으로 계산해 타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골프 선수들이 퍼팅 연습을 반복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일정한 루틴을 통해 몸이 최적의 스윙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종종 강한 동기부여를 기대하지만, 감정에 의존하는 동기부여는 오래가지 않는다. 차라리 몸이 기억하는 루틴을 만들고, 작은 습관을 반복하는 것이 더 확실한 길이 될 수 있다.  "의지력"이라는 가변적인 요소에 기대는 대신, 특정 행동을 몸이 기억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운동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글을 쓰는 습관도, 책을 읽는 습관도, 공부하는 습관도, 심지어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모두 훈련을 통해 몸에 새길 수 있다. 스티븐 킹은 매일 2천 단어를 쓰는 습관을 통해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이 되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마라톤을 하며 몸과 정신을 단련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반복하면 자연스러워진다. 결국 우리 목표는 무의식을 100%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무의식을 길들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붙잡는 것이 어렵다면, 몸이 먼저 움직이도록 만들어보자. 근육이 기억하는 순간, 목표를 향한 길은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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