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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베트남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

파리의 베트남식당은 아무 데나 못 해도 평타이상

by 고추장와플

배가 고파 베트남음식점에 갔다. 점심으로 빵쪼가리와 치즈를 먹었더니 밥이 땡긴다. 왜 파리까지 가서 베트남음식을 먹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는 내가 베트남음식을 좋아해서이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파리가 유럽에서 베트남음식이 가장 맛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베트남음식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 맛있는 도시가 두 군데 있다. 파리프라하이다.


1887-1954까지 인도차이나 반도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오늘날의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이다. 반미라는 프랑스식 바게트를 쌀로 만든 빵은 베트남에서 프랑스의 영향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유럽에서도 인기메뉴이다. 베트남 커피가 유명한 이유도 프랑스의 커피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 한다. 이렇게 베트남과 프랑스는 서로의 식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베트남인에게 나는 포(Pho)를 좋아한다고 하면 아마도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베트남 쌀국수인 포는 정확하게는 뻐 (ㅗ와 ㅓ 사이의 그 중간 발음)라고 베트남 지인에게 들었다. 그가 말하길 pho는 프랑스 feu(불 혹은 스토브라는 프랑스의 단어) 단어의 에서 왔다는 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다. 오래도록 육수를 불에 끓여서 그런것 같다. 프랑스어 단어인 feu 를발음하면 우연처럼 베트남 Pho발음, 뻐(다시 말하지만, ㅗ와 ㅓ 사이의 그 중간 발음)와 같다.


식민지시대 이후, 베트남전쟁 당시에 다시 한번 베트남인들이 대거 정착해 대형 디아스포라를 형성했고, 지금도 파리에는 베트남출신 이민자의 수가 상당하다. 대다수의 베트남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은 이민 2세대나 3세대이며, 프랑스 문화와 동화되어 프랑스의 베트남음식점들은 트렌디하고, 프랑스 식문화와 섞여 독특한 맛을 낸다.


튀긴 스프링롤. 프랑스어로는 "넴"이라 한다.
우리가 먹은 쌀국수 샐러드와 카라멜라이즈된 구운 돼지고기


또 다른 유럽의 베트남식당 맛집도시는 프라하이다. 프라하에 가서 베트남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프라하의 베트남 식당은 좀 더 오리지널에 가까운 맛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현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제대로 구현해 놓은 맛에 가깝다 한다.


체코는 체코슬로바키아라는 국가였고, 현재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었다. 이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는 사회주의 국가였고, 같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베트남과 형제국가로서 노동자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일시적 체류가 목적이었던 노동자들이 체코에 영구거주를 하게 되며 이곳에도 대형 디아스포라가 형성된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와 체코의 수도 프라하가 그렇게 하여, 유럽에서 가장 맛있는 베트남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도시가 된 것이다.


파리는 프랑스적인 느낌이 많이 가미되어, 트렌디하고 힙한 인테리어를 한 식당들이 많고, 액젓의 맛이 프랑스인들의 기호에 맞추어 많이 마일드해 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미식국가와 유럽의 미식국가가 만나 존맛탱의 베트남요리가 완성되었다.


프라하는 좀 더 날것 그대로의 맛, 오늘 베트남에 가서 먹어도 이 맛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본연의 맛에 충실하다.


파리에 가시는 분들, 혹은 프라하에 가시는 분들, 잘 모르는 유럽음식 먹고 싶지 않고 동양음식이 그립다면 당장 구글맵을 켜시라. 아무 데나 들어가도 평타이상 치는 베트남 식당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독자님들, 다음 화가 실수로 브런치북에서 제외되어 발간되었습니다. 혹시라도 파리여행을 준비하시며, 제 브런치북을 참조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고, 그 뒤에 뒤로가기 하셔서 다음화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gochujangwaffle/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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