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도 위쳇페이로 구걸한다.
중국은 전자 결제 시스템이 발달된 나라이다. 거의 모든 층의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 중으로, 이러한 전자결제 서비스는 중국 내에서 온라인 쇼핑, 상거래, 송금 등의 대부분의 다양한 금융 거래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인해서 현금 사용이 감소하고, 현금 없이도 다양한 일상 거래가 가능하다.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전자결제 시스템은 위챗(微信, 웨이신, Wechat)과 알리페이(支付宝, 쯔푸바오, Alipay)의 어플이다. 나는 주로 위챗(WeChat)의 위챗페이(WeChat Pay)를 이용하지만, 알리페이(Alipay)도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결제 및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한다.
위챗은 메신저와 결제 기능으로 주로 사용하고, 알리페이는 결제에 좀 더 특화되어 있다. 위챗으로 결제를 쓰다가 한도가 차면 알리페이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결제 위주인 알리페이를 쓰기도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위챗 서비스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위챗은 메신저, 결제, 주문의 역할을 한다.
한국에 카카오톡이 있다면, 중국에는 위쳇(微信, wechat, 웨이신)이 있다. 중국에서는 위쳇이 깔려있지 않으면 살기에 상당히 불편하다. 모든 메신저의 연락은 기본이고, 가는 곳마다 QR 코드를 스캔해야 할 일도 많고, 주로 QR 코드를 스캔하여 물건을 구매한다. 대부분 Wechat의 위쳇페이나 Alipay를 이용하기 때문에 현금과 신용카드는 거의 보기 힘들다.
시내에 갈 때 지하철에서 거지 행색을 하고 있는 사람이 가슴에 QR 코드 목걸이를 달고 구걸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와, 거지도 돈을 받기 위해서 위챗으로 돈을 받고, 위챗 지갑 안의 잔액에 돈을 모아놓나 보다 하고 놀랜 적이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사던, 거리 판매대에서 사던, 음식을 먹던, 모든 결제는 거의 QR 코드를 이용해서 결제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 음식이나 음료 주문을 할 때도, 주문 카운터 근처나 식사 테이블의 QR 코드를 이용해서 주문을 하는 일이 잦다.
위챗 메신저는 번역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중국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서로 위챗 친구 추가를 해서 위챗상에서 서로의 언어로 번역을 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편리성도 가지고 있다.
또 홍보나 영업에 있어서도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일명 '단톡방'을 만들어서 사람을 모으고, 그곳에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올리거나 많은 문의가 이루어진다. 한인 마트, 한인 병원, 베이징 응급환자 지원방, 반찬 배달 업체, 식당, 한국 공동구매 상품, 한국 의약품 수입업체, 단지 관리사무소, 단지 문의방, 지역 소식, 지역 중고방, 지역 엄마들 Q&A, 기타 학교 및 학부모 모임 등 정말 셀 수 없는 단톡방이 존재한다. 심지어 지역에서 도매로 하는 딸기 사장님 역시 단톡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위챗을 보면 항상 대화가 있다는 빨간 불이 대화창의 숫자와 함께 가득하다. 때로는 이 단톡방 확인이나 읽어야 하는, 또 꼭 확인해야 하는 수가 많아져서 피곤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 살아가는데 필요한 단톡방을 제외하고는 잘 확인하지 않는 편이다.
한국의 카카오스토리처럼 위챗에도 모멘트란에 자신의 일상 또는 광고를 올려서 홍보를 하기도 한다.
기타 위챗의 기능들
위챗은 그 외에도 핸드폰 결제, 전기 및 수도 요금 납부, 기차표 구매, 아니면 와이마이나 다종디앤핑처럼 쇼핑이나 티켓을 구매하는 어플, 또 공용자전거 이용하는 어플 하고도 연결이 되어있다. 이건 알리페이도 마찬가지이다. 초록창이 위쳇이고, 파란 창은 알리페이다.
직접 앱을 다운로드하기도 하지만, 위챗이나 알리페이에서 연동해서 사용하기도 해서 이 안에서 수많은 정보들을 얻는다.
개인 간 계좌이체, 모임 후에는 분할결제 기능
위챗에 연결되어 있는 개인에게 계좌이체를 통해서 위챗페이의 잔액 또는 자신의 위챗과 연결된 은행 계좌에서 이체를 할 수도 있고, 중고 거래 같은 걸 할 때 나의 QR코드를 통해서 친구 추가를 하지 않고, 상대에게 금액을 지정하여 돈을 받을 수도 있다. 또 가장 편리한 것 중의 하나는 모임 후에 더치페이를 하기가 편리하다. 한 사람이 돈을 일괄 결제하고 모임이 끝난 후에 단톡방을 만들어서 그곳에 분할결제(Split Bill)를 만들어서 신청하면, 인원수대로 자동으로 청구해야 할 금액이 상대에게 뜨고, 그 창을 눌러서 1/n 만큼 상대에게 결제를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위챗 지갑에 있는 잔액을 은행 계좌로 이체를 할 수 있는데 일정 금액 한도가 넘어가면 이체를 할 때 수수료가 0.10%가 붙기도 한다.
중국에 사는 동안 지갑 없는 생활을 오래 하다가 한국에 오니 지갑을 챙기는 걸 자주 잊게 되어서 다시 집에 가는 일이 한동안 잦았다. 키오스크 주문부터 시작해서, 카드 결제를 할 때 종업원이 "카드는 앞에 꽂아주세요."라고 하면, "어디에 카드를 꽂아요?"라고 물으며 국적 불문 또는 갓 상경한 도시 문화를 처음 접한 시골뜨기와 같은 모습을 몇 주간 보였다. 핸드폰의 지갑에 전자카드를 넣어놓고 쓰기도 하지만, 아직은 그게 익숙하지 않은 아날로그라서 일반적으로 카드 결제를 하는 편인데, 핸드폰만 있으면 만능인 중국 생활이 편리했던 반면, 핸드폰을 분실하는 순간 모든 일상이 멈출 수도 있는 단점이 있는 전자결제 시스템의 나라이기도하다.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