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소한 행복

by 이대발

회사를 졸업하기 전에는 삶의 우선순위가 항상 일과 직장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들이 더 귀하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딸아이가 처음으로 독립을 했다. 방을 구하러 다니고, 이삿짐을 싸고, 집 청소를 하고, 가구들을 보러 다녔다. 아이를 위해 무 깍두기, 배추김치 담그기에도 도전했다.


언젠가 내가 직접 기른 배추와 무로 가족들과 함께 먹을 김치를 꼭 담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다.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무와 배추를 뽑아와 물로 씻고, 배추는 천일염으로 절이고, 무는 주사위 모양으로 예쁘게 썰었다.


멸치액젓, 고춧가루, 설탕, 다진 마늘, 쪽파를 넣고 버무리니 먹음직스러운 김치가 완성되었다. 빨갛게 물든 무, 배추김치가 맛이 있어 보인다. 아내, 아이들도 진짜 맛이 있다고 칭찬 일색이다.

이사를 마치고 중국집에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시켰다. 방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았다. 꿀맛이 따로 없다. 작은 집이었지만 함께 첫날밤을 보냈다. 정말 특별했다.


힘은 들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 하고 있는 일, 이 순간들을 더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소소하지만 평범한 일상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러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19화공정(公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