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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0121 03화

물 위에 뜨기 위해선

힘 빼기 연습

by 스와르

요즘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지, 마음이 스트레스를 받는지, 나도 모르는 사이 몸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활동하는 시간에는 뭔가에 집중하며 일을 하다가 머리, 어깨, 무릎, 발 할 것 없이 잔뜩 힘을 주고 있다가 ‘엥?! 내가 왜 이렇게 힘을 주고 있지?’ 하며 힘을 툭 빼면 내 몸집보다 큰 바윗덩어리를 내려놓은 듯 온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잘 때는 어떻고? 자면서 몸에 어찌나 힘을 주고 잤는지 자고 일어났더니 승모근이 뭉쳐 어깨가 옷걸이 모양(ㅅ)이 된 듯하고 허리는 또 왜 이리 아픈지. 그리고 기억 못 하는 꿈에서는 싸움이라도 했는지 이를 앙 다물고 자서 턱이 뻐근하다.


다른 보통의 날들에는 대체로 내 몸은 흐물흐물한 상태인데 요즘에는 내 몸이 각목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폼롤러로 뭉친 근육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며 나에게 열심히 주문을 건다.

힘을 빼자... 힘을 빼자...




물 위에 뜨기 위해서는 온몸에 힘을 빼야 한다.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힘을 빼는 것이다. 온몸에 힘을 빼야 물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물 위로 뜨기 때문이다.

일단 몸이 두둥실 뜨면 그다음에 숨 쉬는 연습을 하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연습을 시작한다.

그러다 또 몸이 가라앉는다 싶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어떤 화려하고 복잡한 기술보다 물 위에 뜨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몇 주를 벽을 잡고 물 위에 동동 떠서 어푸어푸 연습만 하기도 하니 힘 빼기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몸에 힘을 빼는 건 수영의 첫 스텝이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힘을 잘 뺀 상태로 유지하며 헤엄을 쳐야 속도도 느려지지 않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을 하며 한번 물에 떠 본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 그 방법을 잊지 않는다.

수년이 흘러 물에 들어가도 빠질 것 같은데? 하지만 몸이 기억하며 몸에 힘을 빼고 둥실둥실 뜰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물 밖에서도 힘을 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마음에 짐을 덜어내고 가볍게 힘 빼는 연습을 했다면,

요즘에는 정말 글자 그대로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을 하고 있다.


몸에 힘을 빼려면 오히려 몸에 힘을 잔뜩 주고 몇 초간 버티다 날숨과 함께 툭 털어버려야 한다.

힘이 들어갔던 그 무거움을 기억하기에 툭 떨어뜨린 팔다리가, 편안하게 이완된 어깨와 가슴팍이 얼마나 가볍고 편안한지 깨닫게 된다.


힘을 주고 사는 삶이 얼마나 무겁고 고된지 새삼스럽게 느끼는 요즘이다.

힘을 빼는 게 뭐 이렇게 어려워?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생각해 보니 물 위에 뜨기 위해 힘 빼는 연습이 필요한 것처럼 살아가면서도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할 수 있겠구나 싶다.

몸도 마음도 힘 줄 때는 힘을 빡 주고, 힘을 빼야 할 때는 힘을 빼고, 자유자재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 또한 연습과 실천만이 살 길!


연습해서 내 것이 된다면 언젠가는 큰 노력 필요 없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은 본 모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어깨를 으쓱한 상태로

3초 유지 후

숨을 후 내뱉으며

털썩! 하고 어깨를 내려놓아보기를.


오늘의 힘 빼기 연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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