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야 한다.
가끔은 만화 스펀지밥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스펀지밥이 토끼 샌디의 유리돔에 들어갔다가 물이 없어서 바짝 말라버린 사건.
내가 그 스펀지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더 건조하게 말하자면 낡아서 딱딱하게 굳어진 고무 타이어의 느낌!
근육은 없지만 몸이 상당히 유연한 편이었다. 중학교 때는 기계체조부에 들어오라고 체육 선생님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였으니! 당연히 스트레칭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스트레칭 같은 거 안 해도 같은 나이 또래 누구보다 몸이 유연했다. 평생 내 몸은 그렇게 유연할 줄 알고 살았다.
2~3년 전부터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라도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 관리를 했으면 조금 낫지 않을까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어쩔 수 없이 스트레칭을 시작했었다. 그래도 정신을 못 차려서 열심히는 안 하고, 못하고 그렇게 또 대충 하고 살았더란다. 그런데 작년쯤부터 스펀지밥이 되었다가 낡은 고무타이어가 되었다가 내 몸이 그렇게 굳어지고 말라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하다 말다 하던 아침 스트레칭을 매일 열심히 한다. 어쩌다 늦잠을 자서 못하고 움직이는 날이 있다. 내 몸은 정확하게 말한다. 예열을 안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고! 예전에는 아침 스트레칭을 안 한다고 그렇게 실시간으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었다. 이제는 아니다. 하루만 스트레칭에 게으르면 당장 아프다. 그리고 몸이 둔하다. 낙상, 접질리기가 남의 일이 아님을 순간순간 느낀다. 아침 스트레칭을 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나이 들면 근육이 중요하다. 내 소원은 오직 근육 만들기일 정도다. 근육을 만들려면 당연히 단백질 잘 챙겨 먹고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잔잔바리 근력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3~4번 정도 30분가량 시니어 근력 운동을 한다.
하지만 스트레칭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다. 몸 여기저기 굳어지고 있는 곳이 많다. 풀어줘야 할 곳이 많다는 뜻이다. 안 좋은 부위를 다 하려면 2~3시간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할 일도 많은데 스트레칭에 올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허리, 어깨는 매일 하고, 골반이나 목은 2~3일에 한 번 정도 하는 식으로 조절을 한다.
아침스트레칭과 함께 허리 스트레칭을 한다. 그 외에는 2~3개 정도 유튜브의 재활스트레칭 영상을 따라 한다.
그 외에 잠에서 깨면서 바로, 또 잠자리에 누워서 반드시 햄스트링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걸 게으르게 하면 다리가 굽어지는 것을 느끼면서부터다. 어깨도 라운드 숄더라서 매일 수시로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 중에는 다리가 굽어 있는 분들이 많다. 허리도 굽어 있다. 근육이 짧아져서다. 할 수 있을 때 근육이 짧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근육이 짧아지지 않게 하려면 스트레칭 답이다.
근력 운동은 잔잔바리로 하고 끝나는 날이 많다. 사실 스트레칭도 잔잔바리로 수시로 한다. 하지만 재활스트레칭은 매일 따로 시간을 내서 영상을 따라 한다. 어떻게 보면 근력 운동보다 스트레칭에 더 공을 들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말라버린 스펀지밥이 되지 않으려면 방법이 없다.
딸아이는 2년째 스트레칭을 정말 열심히 한다. 근력 운동은 나처럼 잔잔바리로 하고 끝이다. 반면 스트레칭은 모든 정성을 다 들여서 하고 있다. 몸이 틀어져 있어서 바로잡기 위한 교정 스트레칭이다. 신기한 것이 근력 운동은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안 하는데 근육이 생기고 있다.
딸아이를 보면서 스트레칭만 잘해도 근육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스트레칭을 할 때 잘 관찰해 보면 몸에 힘을 줘야 할 때가 많다. 특히 배에 힘을 주고 몸을 고정시켜야 하는 동작이 많다. 어쩌면 스트레칭만 잘해도 근육이 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이유다.
나이 들어도 허리 굽지 않고, 등 굽지 않고, 다리 굽지 않으려면 잔잔바리라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어쩌면 근력 운동 보다도 스트레칭에 더 공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