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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2. 2024
Day10 세모 건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칠순 아빠와 하는 첫 해외여행
밴쿠버 갈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세모 모양의 건물 사진을 보았다. 건물이 세모라니 너무 특이해서 생겨 검색해 보니 밴쿠버 해양 박물관 Vancouver Maritime Museum의 건물이었다. 고모에게 가봤냐고 물어보니 안 가봤지만 밴쿠버의 박물관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기대는 금물이라고 했다. 그 말에 동감은 하지만 그래도 건물이 너무 궁금하니 가서 보는 게 아무래도 좋을 듯했다.
밴쿠버 해양 박물관은 밴쿠버시 건립 10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 세모 모양 건물은 북서항로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최초로 횡단 (1940-1942) 선박이자, 한 시즌에 북미를 최초로 일주한 (1944) 선박인 세인트 로크호 St. ROCH를 담기 위해 디자인된 건물이다.
그래서 세모 모양의 건물에 들어가면 세인트 로크 호가 내부를 가득 차지하고 있다. 20세기 초 북극을 항해한 최초의 선박으로 빙압을 견디기 위해 더글라스 전나무를 빔으로 보강 후, 세계서 가장 단단한 목재 중 하나인 호주 유칼립투스 철제 껍질로 외피를 만들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배로 북극까지 갈 수 있었다니 신기했다.
세인트 로크호는 외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선실과 부엌이 그 당시 그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주방의 지저분한 얼룩과 선실의 정리하지 않은 침구가 진짜 어제까지 사용하던 것 같다.
갑판도 올라가 볼 수 있지만 '위험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다소 차가운 문구가 적혀있다. 선실과 부엌은 유리막이 있어서 볼 수만 있지만 조타실은 직접 키도 운전해 볼 수 있어서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세인트 로크호가 이 박물관의 중심이긴 하지만 옛날 잠수복이나 캐나다 선박의 역사 등 다른 다양한 해양 역사에 관련된 것들이 있다.
해양박물관의 키칠라노 지역에 고 앞에는 작은 티토탈러 해변 Teatotaler Beach가 있어서 바닷가에서 놀 수도 있다.
바닷가에는 3인용 자전거를 타고 놀러 온 가족들이 있었다. 엄마가 혼자서 저 자전거를 끌고 오다니 역시 어메이징 캐나다인들의 체력이다. 자세히 보니 전기자전거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애들과 바닷가에서 놀아주는 것은 이미 어려운 일이다.
바닷가에서 거위 가족이 걸어 다니는 것을 한가로이 구경했다. 아까 스탠리파크서 자전거 탈 때는 그렇게 차갑던 공기가 가만히 있으니 선선하고 딱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