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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ro May 16. 2024

Day11 이젠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시간

칠순 아버지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



벌써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오후 2시 반 비행기라 오늘은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고, 마지막까지 고모가 준비해 준 한식 아침을 먹었다.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와서 그런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한식을 더 많이 먹은 기분이다. 특별히 많이 산 것도 없는데, 짐을 싣고 보니 차 트렁크가 꽉 찼다. 짐을 싣고 나서,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를 고모의 캐나다 집 앞에서 마지막 사진을 남겼다.






그냥 공항으로 가기 아쉬워 또다시 스탠리 파크에 들렀다. 천천히 걸으며 아침 햇살을 쬐고, 차가우면서도 청량한 캐나다의 아침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한국 공항에 내리자마자 재채기와 콧물이 쏟아질 걸 생각하니, 이 맑은 공기가 벌써부터 그리워질 것 같다.














우리의 애초의 계획은 사실 밴쿠버 -캘거리 여행이었으나, 아버지 디스크 수술로 최소한의 이동을 위해서 캘거리행을 취소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막상 캐나다에 오시니 마음이 변하셨는지 캘거리도 다녀오시겠다고 하여 우리는 한국으로 아버지는 캘거리로 가기로 했다. 공항에서 우리는 각자 비행기를 타러 각자 찢어져야 했다. 

매번 고모와 공항에서 헤어질 때마다 언제 또 고모를 볼 수 있을지, 캐나다에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니 캐나다에 있었던 시간이 너무 짧고 아쉬워서 눈물을 쏟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애써 웃으면서 고모에게 아빠 캘거리 가는 것 좀 잘 봐달라고 부탁을 남기고 헤어졌다.







출국 심사 후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 내 식당에서 내가 사랑하는 A&W 버거와 일리에서 머핀과 커피를 주문했다. 네모남자가 계속 먹냐며 웃었지만, 캐나다 빵은 대자연의 맛이 밀에서부터 느껴지고 북미 특유의 풍미가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곳의 빵과 음식들이 두고두고 그리울 테니 최대한 많이 맛보고 가고 싶었다.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고모에게 전화해 “고모, 우리 정말 갈게. 나중에 또 봐.”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마치 금방 다시 만날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그 아쉬움을 속으로 삼키고 늘 “다시 보자”는 말로, 열린 결말의 영화처럼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덧+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이들은 역시나 영화 삼매경에 빠져 있다. 기내식은 늘 안 먹으면 아쉽고, 먹으면 그냥 그렇지만 그래도 소고기 메뉴는 맛있었다. 이렇게 우리의 캐나다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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