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 잘씻어 내놓은
작고 빠알간 사과를
사각 한입에 베물고
어제 아침을 열었지
오래 느리게 구워낸
동글 매끄런 달걀을
입안 퍽퍽히 머금고
오늘 아침을 열었지
아무 비판도 납득도
감흥 없어진 뉴스를
피식 흘리며 보았지
내일 아침도 보겠지
내몸 건강을 핑계로
사과 견과류 달걀도
한점 감사한 맘없이
내맘 교양을 구실로
책을 신문을 뉴스를
한줄 생각도 지운채
시를 쓴다고 앉아서
부사 형용사 동사도
한톨 곱씹지 않은채
매일 달밤을 새웠네
한낱 부끄런 맘없이
이걸 시라고 내놓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