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엉짱 Jan 22. 2024

떠나는 사람들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퇴직 기준이 공지된 후로 매일같이 동료들이 찾아온다. 과거 같은 팀에서 일했던 동료, 타부서에서 협업을 했던 동료, 오며가며 인사를 나누던 동료. 이들은 모두 개인 면담을 마친 후 회사를 떠난다며 작별 인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건강히 잘 계세요. 모두 밖에서 성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회사를 떠나시면 안되는데... 꼭 부자되시고 건강하세요. 나중에 소주나 한 잔 하시죠."


모두들 참담한 마음이었겠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다. 하나둘씩 떠나는 동료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고 답답해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아니, 이제 일을 해서 무엇하랴. 나보다 먼저 면담을 끝낸, 나보다 며칠 먼저 떠나는 이들일 뿐인데. 떠나가는 동료들의 뒷모습에서 곧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부디 잘들 가시오. 모두들 건강하시고 부자되시오.

이전 02화 퇴직 기준 공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