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일을 혼자 해결했던 경험이 많다. 그만큼 포트폴리오에 주목할만한 프로젝트가 많아졌다는 점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비즈니스 목표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팀의 목표. 그리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의 목표가 정해진다. 이제 목표 달성을 어떻게 잘 해내는가는 나의 몫이다. 그리고 때로 그 '나의 몫'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가령 '유저를 획득한다'라는 목표가 정해졌다면, 나는 유저를 효과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사용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더 많은 수의 유저를 확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부터가 나의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다른 기업에서는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찾아본다. 다양한 사례를 정리하면서 지금 목표에 맞는 적절한 방법이나 아이디어를 정했다면, 이제 진짜 '일'을 할 차례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첫 회사에서 하게 되는 일은 대부분 처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야 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사수가 없는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공부하기. 다행히 인터넷 세상에는 친절히도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정리해 두거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커리어를 시작하던 나의 업무 외 시간은 모두 그 지식과 경험을 흡수하는 데 쓰였다.
처음 회사에서 일을 했던 시기를 회고해 보면, 일을 했던 기억도 많지만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했던 기억이 더 진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지금 나를 지탱하는 튼튼한 기반이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일을 잘하고 싶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공부해야 한다. 학생 때에 어른들이 '누군가 떠먹여 주는 지금이 가장 편한 시기'라고 이야기한 것이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어디서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찾고, 그것을 내 것으로 흡수하는 모든 과정 모두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공부가 더 재미있는 것을 보면, 내가 공부한 것이 어떤 방식으로 쓰일 수 있는지 내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신혜지(@ssineji) | 마케터
좋아하는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알고싶은 것이 생기면 책을 읽고, 배운 것을 글로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