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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이부시게 Jul 21. 2024

나를 치유하는 현대미술 에세이 2

2. 내 마음에 찾아온 봄

두번째 <나를 치유하는 현대 미술 에세이 >

작품은 '유이치 히라코'의 작품으로 나무 사이로 도토리위에 트리맨과 고양이가 있는 모습이다.

번째 에세이 제목은




내 마음에 찾아 온 봄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가야 할 장소가 도보로 1시간 정도면 그냥 걸어서 그 장소에 도착한다.

그런데 2시간 전에 출발한다.

길을 걷다 멈추고, 하늘멍을 하고, 모르는 풀꽃을 검색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자연 놀이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들꽃이 말을 걸어오는 것인지, 내가 들꽃에게 말을 거는 것인지, 시계를 들여다보며 자꾸 사진을 찍어 대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제 그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야! 약속 시간 늦겠어! 제발 그만 좀 해!’ 부모가 아이들에게 좋은 말로 시작해 말을 듣지 않으면 마지막에는 화를 내듯이, 스스로 반복된 말과 다짐을 하지만 손은 여전히 셔터를 누르고 있다.


글쓰기를 같이 하는 문우 님이 '디카시 공모전'에 대한 정보를 주셨다. 디카시라는 새로운 장르가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디카시'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떤 것인지 느낌이 와닿았다.

공모전 공고문에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주로 스마트폰)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사진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 새로운 멀티 언어 예술>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파트 1층 현관문만 나가면 어김없이 하늘. 나무. 꽃. 달. 별 사진을 찍어댔기에 폰 속에는 자연사진이 많다. 그중에도 특히 들꽃 사진이...

공모전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맘으로 고민도 없이 디카시 공모전에 접수를 하였다.

머릿속에 스치는 사진과 얼마 전에 써놨던 시가 제법 조화를 이룰 것 같았다.


사진과 시에 얽힌 사연인즉,

내 머릿속 악마의 지배(공황장애)를 받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며칠을 꼼짝도 하지 않던, 어느 날 이불을 박차고 산책을 나갔다.

하늘은 푸르고, 길가에 심어 놓은 조경수들은 막 목욕을 시킨 갓난아기 같이, 여리디 여린 연두색 피부를 반짝이고 있었다.

온 세상이 꽃잔치로 가슴이 벅찼다.

키도 얼굴도 작은 하얀색 봄맞이꽃과 청보라색 봄까지 꽃이 앙증맞은 얼굴을 내밀며 말을 걸어왔다. 난 쪼그리고 앉아 양말을 벗고 그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봄이 곁에 와 있었는데 머릿속 악마가 날 외출도 못하게 하고 겨울잠만 재운 것이 미웠다.

눈물 흘리며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기다려 줘서 고맙다고, 꽃들에게 인사를 했다.

작년에 찍었던 사진이 같은 모습으로 고스란히 폰 속에 있다. 작년과 같은 봄이지만, 재작년과 같은 봄이지만 올해의 봄은 또 새롭고 설렜다.




봄맞이  / 고 결


언제 온 거니 얼마나 기다렸니

살며시 왔니 갑자기 왔니

봄, 네가 내 앞에 와 있었는데

왜 이제야 널 보러 온 건지

작년봄과 같은 모습 또 새롭고 설레

'봄맞이꽃, 봄까치꽃' 사진과 '봄맞이'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이불을 박차고 산책을 나갔던 날의 맘을, 고스란히 담아 써두었던 시를 5행으로 압축(5행으로 규정)을 하고, 사진을 첨부해서 메일로 전송을 하였다.

며칠 전 공모전 발표가 있었다.

결과는 낙방! 그래도 좋다.

봄맞이꽃, 봄까치꽃이랑 사진 찍었던 가슴 벅찬 그날을 잊을 수없으니까!

올해의 봄은 또 새롭고 설레니까...


                                                    2024. 06. 11


<고민>

하루북을 내면서 '고결'이라는 필명을 지었다.

브런치 필명도 '고결'로 변경을 하려 했는데,

반쪽이가 '고결'이란 필명이 너무 무겁다는 말에 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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