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6월) 매주 화요일마다 4회 차로 진행되는 도서관 프로그램이었다. 강사는 작품 사진 한 장만 보여 주었고,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쓰라고 하였다.
작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설명도 없이, 잠시 글쓰기 시간을 주었고 몇 명이 글을 발표한 뒤 작품 설명은 마지막에 했다. 그리고 글은 다음 시간까지 완성하여 하루북이란 앱에 올려 참여자들이 공저로 독립 출판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하루북이 인쇄되어 책자로 나왔다.
첫 번째 수업시간에 보여준 '이수경 작가의 번역된 도자기'라는 작품은깨지고 일그러진 계란모습으로 보였다.
첫 번째 에세이 제목은
마음 조각 붙이기
죽을 것 같았다.
미칠 것 같았다.
숨이 멈출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정이 넘어 까무룩 잠든 10여 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다음날 일찍, 다니는 정신의학과에 방문을 하였다.
공황발작을 한 것이었다.
의사는 말했다.
"공황장애는 죽을 것 같은데 죽지 않으니 걱정 마세요! 공황장애보다 우울증이 더 위험해요. 우울증은 죽음에 이르기도 하니까요."
난 의사에게 난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공황장애가 더 무섭고 힘들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우울증은 스스로 늪으로 늪으로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기도 하지만 의지의 방향을 긍정으로 바꾸면 되는데, 공황장애는 내 의지대로 되질 않고 누군가 나의 뇌를 조정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
관점의 차이다.
의사는 생명을 지켜야 하는 직업의식에서 우울증을 심각하다고 말하는 것이고, 나는 환자의 고통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결국 약의 수치는 더 높아졌다. 약을 먹고 조금 진정 됐지만, 극심한 공황발작을 겪고 난 뒤라 불안장애가 생겼다. 불시에 들이닥칠 공포에 대한 두려움이다. 초조하고 불안한 가슴은 늘 두근거렸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은 사소한 일에도 평소보다 몇 배로 더 큰 감정 에너지를 소모하며 괴로워해야 했다. 진정이 되는가 싶다가도 갑자기 들이닥치는 마음의 불안과 불편함은 점점 우울하게 만들었다.
약 먹을 시간이 다가오거나, 깜빡 잊고 약을 제시간에 먹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초조하고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가 나타났다. 정신의학과 약이 얼마나 예민하고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