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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이부시게 Jul 18. 2024

프롤로그

도서관 투어

<화서 다산 도서관>

정신 의학과(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를 다닌 지는 3년이 되었고, 직장을 그만둔 지는 꼭 1년 6개월이 되었다.

직장을 도저히 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억력도 집중력도 순발력도 모두 바닥이 났다.

자율신경계가 무너지고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었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하루 세 번 먹는 약은,

약을 먹기 시작한 3년 전에  비해 약의 복 용량이 10배로 늘었다.

2021년 병원을 처음 방문 했을 때, 의사는 8개월에서 1년 사이에 났기도 한다고 했기에 난 1년이면 완치되리라 믿었는데...

약을 먹을 시간이 다가오거나, 깜빡하고 시간이 늦어진 때면 어김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못하며 어리바리한 바보가 되었다.

감기약이나 혈압약 정형외과약... 등은 번 안 먹는다고 해서 어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 정신 의학과 약은 그렇지 않았다. 엄청 민감하다는 것을 알았다.

1년이 넘어가니 약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너무 비참했다.


약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산책, 치유음악 듣기, 감사일기, 자기 최면, 도서관투어를 시작했다.

프로그램명에 치유나 힐링이란 단어가 들어 있으면 무조건 신청을 하였다.


지금 나는 8:2로 악마(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와 싸워 이기고 있다.

10:0으로 완승이라고 할 만큼 내 생애 최고 마음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8:2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약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약의 용량을 줄여가는 중이니 곧 승전보가 도착할 것이고, 나의 도서관 투어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멈추어야 보인다고 했다.

정말 보인다. 내가! 소중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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