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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이부시게 Aug 23. 2024

물이 되는 꿈

나의 꿈

5.7m의 병풍형 그림책


강당의 불이 꺼졌다.

노래가 흘러나온다.


물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꽃이 되는 꿈

씨가 되는 꿈

풀이되는 꿈

.

.

.

.

.

빗물이 되는 꿈

냇물이 되는 꿈

강물이 되는 꿈

또다시

바다

바다가 되는 꿈

하늘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스크린 위에 파아란 물감이 꽃을, 강을, 바다를, 별을, 하늘을... 그리며 한 폭의 그림으로 흘러간다.

마치 하얀 하늘에 파아란 구름이 그림을 그리며 흘러가는 듯하기도 하고, 파아란 물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강사는

직업이 아닌 노래처럼 자연으로서의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란다.

눈을 감고 노래를 들으니 폰 갤러리 안에 있는 사진들이 펼쳐졌다. 소금만 빼고 모두 있는 사진들.

물이 되기도, 꽃이 되기도, 별이 되기도...

이 신비로운 체험은 순간 눈시울을 뜨겁히더니 이내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서너 번을 반복해서 듣고 난 후 각조(5~6명) 별로 본인의 꿈을 글로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았다.


난 흙이 되기로 하였다.

모든 것은 흙 위에 존재하기에 흙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물을 잉태할 수 있는 흙. 생명의 근원인 흙.

봄날의 예쁜 꽃, 연둣빛 새순, 여름의 싱그런 초록 나무, 들꽃, 과수원, 정원이 예쁜 집, 도서관, 놀이터, 바닥분수...

무엇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뛰어노는 푸른 초원의 흙이 되고 싶었다.




런데 집에 돌아와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

흙이 된다는 생각은 점점 가슴이  답답해졌다.

결국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과 같지 않은가!

'정적인 삶, 참고 사는 삶, 희생하고 사는 ' 이란 생각으로 가슴을 짓누르며 숨이 막히는듯 했다.


난 자유롭고 싶었나 보다.

그래! 노래 제목처럼 '물이 되는 꿈'을 가질래!

이슬도 냇물도 강물도 빗물도 바다도 하늘을 향해 내뿜는 분수도 옹달샘도 샤워기 물도...

물의 자유로움이 좋다. 어디든 갈 수 있을것 같다.


물이 좋겠어! 그래 물, 물이 될 테야!


물이 되는 꿈 <노래:루시드 폴/그림: 이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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