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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Jun 13. 2024

꽃과 함께 하는 쿠사마 야요이

쿠사마 야요이의 뉴욕 전시회




꽃을 주제로 작업하는 일본의 여류예술가가 있다. 1929년생으로 95세이지만,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일본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이다.





작년 뉴욕 여행 중, 마침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I Spend Each Day Embracing Flowers’ 전시회를 해 부리나케 달려갔다. 전시 제목을 ’ 나는 매일 꽃과 함께 한다’라고 번역해 보니, 나와 똑같은 분이었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는 부유했지만 가부장적인 집안 태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육체적 학대를 당했다. 어릴 때의 육체적 학대로 인해 10세 때부터 환각 증세를 보이고, 편집적 강박증도 생겼다. 그러나, 쿠사마 야요이는 편집적 강박증을 예술작업으로 연결시켜 끊임없이 반복되는 무한 물방울무늬(dott, 도트)를 통해 독특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였다.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의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전시



1950년대부터 쿠사마 야요이는 자연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꽃과 식물을 작품의 모티브로 반복해서 사용했다. 꽃은 쿠사마의 작품 전체에 존재하는 삶과 죽음, 축하와 애도, 구상과 추상 사이의 이중성을 전달하며, 무한함을 나타낸다.



1952년 첫 개인전 이후, 독특한 재능으로 1957년 미국 뉴욕으로 갔으나, 여성, 아시아인이라는 차별로 인해 팝아트의 주류에 속하지 못하였다. 그녀는 남근 구조물을 통해 남성 주도적인 미술계를 조롱하며 맞서기도 했다.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던 쿠사마 야요이는 재발된 정신질환으로 1973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1993년에는 일본을 대표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참가해 노란 호박 설치작품을 대중에 널리 알렸으며, 현재도 병원과 작업실을 오가며 70년 넘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쿠사마 관련 책들


특히 2012년 루이뷔통 (Louis Vuitton ) 과의 협업 이후, 11년 만인 작년 2023년에는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인 루이뷔통 x 쿠사마 야요이 컬렉션 (Louis Vuitton x Yayoi Kusama)을 진행했다. 루이뷔통은 쿠사마 야요이를 신규 컬렉션 전면에 내세웠다.



뉴욕의 5번가 루이비통 매장


뉴욕의 5번가 루이비통 쇼윈도에는 그녀와 거의 흡사한 커다란 로봇(애니메트로닉스, animatronics)이 물방울무늬옷을 입고 등장해 물방울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가방, 의류, 선글라스, 향수, 신발 등 패션 전반에 걸친 협업 효과는 루이비통의 크게 증가한 실적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5번가 루이비통 쇼윈도 쿠사마 로봇(애니메트로닉스, animatronics)


뉴욕의 루이비통 사옥과 뉴욕의 5번가 루이비통 쇼윈도



쿠사마 야요이처럼 살아있는 예술가 캐릭터가 이렇게 대중성이 있기는 드물다.  그녀의 작품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그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직접 체험하며 일체화되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큰 호응이 따른다는 것을 전시회에 가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의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에 줄 선 사람들


뉴욕의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에서 펼쳐졌던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전시에서는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시그니처 모티프인 호박과 꽃을 다룬 새로운 그림, 새로운 조각 그리고, 새로운 인피니티 미러룸(Infinity Mirror Room)을 볼 수 있었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미러룸 (Infinity Mirror Room)과 꽃 조각



아침 일찍부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례를 기다려 들어간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미러룸 (Infinity Mirror Rooms )은 1965년에 시작된 지속적인 설치 시리즈이다. 인피니티룸은 자연광과 인공광이 춤추는 무한한 우주 속에 서 있는 듯한 신비로운 세계였다. 작품의 거울로 된 벽면은 주변 환경을 반사하여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며, 내부의 유색 구멍을 통해 여과된 빛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명을 만든다. 거울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반사에 시선은 고정되지 않고 공간 속에서 무한대로 움직인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미러룸 (Infinity Mirror Rooms )홈페이지캡쳐사진


지구의 구형을 꿈꾸며 사랑을 바치겠다.
Dreaming of Earth’s Sphericity,
I would Offer My Love

-Yayoi Kusama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미러룸 (Infinity Mirror Room)


사람들은 자신의 성찰이
무한대로 증가하는 것을 볼 때,
끝없는 공간에 투사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미러룸 (Infinity Mirror Room)


나는 쿠사마의 마음을 날마다 노래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이여,
우주의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함께 부르자



I Spend Each Day Embracing Flowers 홈페이지캡쳐사진



각 전시실에는 꽃과 식물을 작품의 모티브로 반복해서 사용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세계가 가득 차 있다.


세 개의 커다란 꽃조각이 전시된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실은  I Spend Each Day Embracing Flowers 에서 그녀가 나타내고자 하는 꽃의 무한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쿠사마의 꽃처럼 큰 꽃은 처음 접했고, 나도 그녀처럼 꽃을 통해서 우리 인생의 삶과 죽음, 희로애락을 모두 표현해 보고 싶었다.





Aspiring to Pumpkin's Love, the Love in My Heart  제목이 붙은 전시실에서는 쿠사마의 가슴속에 자리한 호박에 대한 사랑의 크기가 느껴졌다. 호박은 1940년대 중반 일본에서의 초기 예술 연구 이후 Kusama의 작품에 등장했지만, 유기적 형태는 1980년대 이후 그녀의 작품, 특히 그녀의 첫 번째 야외 조각 중 하나인 일본 나오시마 섬에서의 Pumpkin(1994)에서부터 중심이 되었다. 수십 년에 걸쳐 호박 모양을 변형해 재구성한 새로운 형태들은 3개의 거대한 물결 모양의 호박 조각으로 표현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호박은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나에게 삶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 작품에서 앞으로도 계속 다룰 것이다.




전시회에 출품된 36점의 그림 대부분은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쿠사마의 최근 연작 EVERY DAY I PRAY FOR LOVE (2021–현재)의 일부이다. 활기 있고 생동감 있는 그림들은 선과 형태들이 추상화와 구상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그녀의 에너지와 열정을 전달하는 이 구성은 야요이 쿠사마의 매우 개인적인 고백들로 가득 차 있다.





내 인생 전체가 여기에 그려져 있다.
매일, 언제나 , 우주에 대한 나의 사랑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 뉴욕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전시의 약 4분 영상이다. 특히 인피니티 미러룸(Infinity mirror room) 속 신비한 체험을 생생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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