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

자신이 태어난 이 세상과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

by emptiness

어릴 적에 기억이 나는 소중한 추억이 있다. 오빠랑, 아빠랑, 나 셋이서 어느 한옥마을에 놀러 갔다. 그래서

아빠랑 같이 노는 것 좋았했었다. 손 잡고 오빠랑 재미있게 놀았다. 그날이 생애처음으로 아빠랑 오빠랑 나 같이 노는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때 특별한 하루이었다. 세월이 흐른 후 학교를 다니면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그럴 때는 엄마가 항상 말씀하신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해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면서 자신의 화를 억누르고 마음을 위한 안정감을 갖고 진정이 되었다. 이제 어른이 되었다. 성인이 되었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해했다. 대학교 졸업 후에 나는 이력서 서류를 보내도 다 탈락이었다. 그러나 내가 몸이 아파서 한 동안 이력서 서류를 제출을 하지 못했다. 미래의 앞날이 걱정되고 내 자신에 대한 불안감과 괴로움이 생겼다.


점점 하루가 어두웠다. 무기력해지고 뭔가를 하고 싶다는 게 하나도 없었다. 바람 겸 산책하는 도중에 주변인들은 참 행복해 보였다. 나만 어둡고 그러는데, 조금 억울하고 짜증 난다. 그때, 한 겨울에 첫눈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첫눈 보면서 멍을 때렸다. 큰 거실 창문 앞에서 펄펄 내리고 있는 모습을 처음이다. 눈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하얀색 도화지 같았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까지 찍었다. 첫눈이 내 마음을 치워주는 느낌이다. 눈이 전체 하얀색으로 다 채우면 나도 모르게 맨발로 눈을 닳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눈의 촉감을 느끼고 싶어서 발이 차가워도 눈 밟아 즐거웠다. 발에 동상이 걸리지 않게 집으로 가서 족탕을 했다. 그러고 나서 계속 눈을 쳐다봤다. TV에서는 눈 때문에 피해가 어마어마한다는 점을 알았다. 겨울이라면 눈이 온다는 것과 눈 때문에 피해를 주고 하는 하얀 눈에게 양면이 있어서 어느 쪽은 좋고 어느 쪽은 나쁘고 하겠구나 싶었는데, 내 개인은 하얀색 같은 내리는 눈이 나를 가려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했었다.


그래도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기분에 따라 오락가락한다.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이 들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입맛도 없고 모든 게 다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또 속으로 참았다. 나는 가족에게 티를 안 내려고 한다. 가면을 쓴 채로 말이다. 내가 많이 정신력으로 견디고 속앓이 하면서 몸이 안 좋아지고, 병원에서 '어떻게 참고 왔냐'라고 해서 그냥 아무 말도 꺼내지 않고 그냥 '속으로만 참았다'라고 나는 이미 몸과 마음이 망가진 상태인 거다. 망가져도 견딜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긍정적 특별한 하루가 있었다.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는 게 가장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이다. 내가 우울해도 기분이 안 좋더라고, 힘들어도, 하루를 누구나 피곤하고, 힘들었을 때 자신에게 누가 보상을 해주나??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보상해 주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에게는 큰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서 평일이든 주말이든 먹고 싶은 거나 잠을 축 잔다거나, 자신에게 줄 보상을 스스로 준비해서 먹어도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누구나 특별한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보니 부디 긍정적인 특별한 하루를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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