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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Jan 09. 2025

#10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10 - '내가 왜?'


10 - '내가 왜?'(비비드 이야기)


사실 비비드는 모노를 당연히 쫓아 가려했다.

쫓아가 자신의 무례함을 모노에게 꼭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 와 본 도시에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 그 속으로 달음박질쳐 달아나,

온통 회색빛으로 가득한 도시 속으로 숨어버린 잿빛의 당신 모노를 쫓아가기란, 

비비드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비비드는 몇 발짝 모노를 뒤쫓다가는 멈춰 섰다.

'쫓아가서, 뭐라고 사과하지?'

'모노가 진짜 화내면 어쩌지?'

'... ...'

'내가 왜?, 그렇게 까지 해야 하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모노에 대한 불편함은 비비드에게 망설임으로 바뀌었고,

그 망설임은 결국 비비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단념하게 하였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겠지, 그때 제대로 사과면 돼!'


그렇게 비비드는 생각하고 뒤돌아 섰다.

하지만 아마 그런 일은, 그런 우연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비비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비비드 또한 오늘일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비비드는 그저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내가 왜?..."

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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