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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11 - 모노의 일상

by 차준생


11 - 모노의 일상(모노 이야기)


그날 이후 모노는 당연하게도 비비드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며칠을 모노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잠드는 날들을 반복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이윽고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난밤 꿈에서 깬 것처럼 모노는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눈뜨면 씻고 밥 먹고 일을 하고 때로는 책도 보고 산책도 하고

저녁때면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보내고 조용히 잠을 청하고...

예전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아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물론, 가끔 문뜩 비비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부끄럽긴 해도, 모노는 웃을 수 있었다.

왜냐면, 모노는 비비드를 만나 보낸 시간이 너무나도 짧은,

모노에게는 비비드와의 시간이 마치 짧은 간밤의 꿈처럼 느껴졌고,

차라리 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비비드를 볼 수 없다는 것은 모노에게 조금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회색도시에서 비비드의 소식을 듣는 것은 아주아주 쉬운 일이었다.


칙칙한 '회색도시'에서 유일하게 알록달록 빛나는 소녀 비비드.


그녀는 금세 '회색도시'에서 제법 유명해졌다.

잠깐이지만, 모노는 비비드에게 '회색도시'의 유일한 친구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모노는 조금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모노는 자신의 오만과 욕심 때문에 지난날 모노는 비비드와의 시간을

그리고 관계를 망쳐버렸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을 만큼 후회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모노는 후회보다는 안심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혹시라도 비비드가 자신 때문에 자신이 저질러 버렸던 실수 때문에

'회색도시'에 실망하여 떠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끔 들리는 비비드의 소식으로는 비비드는

회색도시에서 제법 적응도 하고,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

그렇기에 모노는 후회보다는 안심을 했다.

그저 비비드와의 시간은 즐겁고 짧았던 간밤의 꿈이라고 생각하며...


모노는 지금처럼 가끔이나마 비비드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안심했고, 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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