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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Oct 01. 2024

#50 봄에는 차맛이, 가을에는 차향이...

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여전히 한낮의 뜨거움은 여름을 떠올리게 하지만,

아침저녁의 쌀쌀함, 짧아진 해 그리고 새파랗고 쾌청한 하늘,

여기 서울은 서서히 가을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입추도, 추석도 다 지났으니, 시기상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올해 여름은 너무나도 강렬해서일까?, 가을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가을이 차를 즐기기 최적의 계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날도 선선하면서도 적당히 따뜻한 햇살,

어느 활동을 하던지 일부 계절 스포츠나, 레포츠를 제외하면

활동하기 가을 만한 계절이 없기 때문이다.


자 상상해 보자.


노오랗고 불그스름한 낙엽들이 날리는 한적한 어느 곳,

푸른 하늘 아래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나의 모습을

우연히라도 찻잔에 단풍잎이라도 떨어져, 띄워진 다면,

이 얼마나 운치 있고 멋진 관경인가.


하지만, 차를 즐기는 데 있어서는 환경적이나 기후적으로 가을이 좋을지 모르나,

적어도 차를 구입/구비하는 데에 있어 가을은 최적의 계절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차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그해에 자란 어린잎으로 만들어진 차가 맛도 향도 제일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봄의 강수량과 습도나 기온 같은 환경적인 요인 역시 차에게 있어 좋은 조건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봄이 차를 즐기고 구입/구비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로써,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봄철에 1년 마실 차를 전부 구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친구의 도움으로 봄철에 여러 좋은 차들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름 무더운 여름에는 강한 햇빛과 많은 강수량 덕분에

찻잎이 빨리 자라나지만, 그만큼 빨리 노화해 버린다고 한다.

'찻잎이 하룻밤 만에 쇤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 라고 하니...

특정 몇몇 영양소나 맛과 향을 내는 성분들이 강해지는 계절로

그때에 주로 만들어지는 차종이 있으며,


여름에 만들어진 차들은 여름만의 강렬하고 알싸한 맛을 갖고 있으나,

종종 그해 강수량이 많을 경우, 차의 맛이 옅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여름 하면 아이스!, 즉 냉침의 계절로

냉침만의 색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여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겨울.

일반적으로 당연히 차 나무도 동면에 들어가기에, 겨울에는 생산되는 차가 적으나,

차가 생산되는 고산지, 비교적 따듯한 기후를 가진 지역들은 봄을 일찍 맞이하기도 하여,

늦겨울부터 어린 찻잎들을 만나 볼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럼 바로 지금인 가을은 어떠할까?

일교차가 크며 건조한 날씨 덕에 가을에 만들어진 차들은 차의 향이 강해진다고 한다.

일부 차들은 봄과 비슷한 기후 덕에 봄차의 품질과 비슷하다고는 하나,

아쉽게도 일반적으로 가을에 만들어지는 차는 향이 좋은 대신 맛은 조금 떨어지는 편 이라고도 하며,

그렇기에 가을에는 향기가 강점인 차들을 맛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렇듯 여러 기사들과 글들을 훑어본 결과,

차를 구비하는 데 있어서는 역시 '봄'이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사료된다.

물론 계절마다 만들어지는 좋은 차들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경험해 보지도 않고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 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부분은 나중에 내가 마셔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좀 더 알아보고 얘기해 보도록 하자고 생각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 올해 초 친구의 도움으로

봄철에 제법 많은 또 좋은 차를 구해 둘 수 있었다.

덕분에 가을의 정취를 즐기며, 봄철에 만들어진 차를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내 방에서 보이는 풍경은

죄다 회색의 빌딩뿐이라는 점이 무척이나 아쉬울 따름이다.


날도 제법 선선해졌으니, 여름철에 덥다고 미뤄뒀던

친구들과의 등산을 계획할 때가 된 듯하다.

맛있게 차를 우려, 보온병에 담아 홀짝이며 느긋하게

가을 산길을 거닐고 다니는 나의 모습.


상상만으로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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