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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Dec 10. 2024

프롤로그 - 보글보글 물 끓기 3분 전

보글보글 물 끓기 3분 전


일상 속에서 멍해지는 순간이 언제일까?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일 수도 있고,

차를 마시기 위해 일 수도 있고,

라면을 끓이기 위해 일 수도 있는,

바로 물을 끓이여 올려놓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닐까?


물이 끓어오르기까지의 3~5분 남짓한 그 시간.

다른 일을 하자니 너무 짧고, 

넋 놓고 바라보자니 그러기엔 또 너무 길고.

'보글보글' 참으로 애매한 시간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라고들 하지만,


적어도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분명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애매할 것이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저런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면,


굳이 그 애매한 시간을 쪼개어 쓸 필요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냥 멍하다면, 멍한대로 물이 끓기나 기다리자.

뭐 때로는 이런저런 망상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 3~5분이 너무 무료하다고 느껴진다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기포를 바라보며 재미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내가 하나 장담 하자면,

물이 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는 바빠질 것이다.

커피를 마시건, 차를 마시던, 라면을 끓이던, 무엇을 하던,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분명 바빠질 것이다.

그리니까 바쁘기 전 3~5분 정도 멍한 것도 나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재미있고 우스운, 때로는 깊고 어두울 지도 모르는

그런 나의 생각들을 또 일상에서 맞이했던 따뜻했던,

재미있던 순간들을 회상하듯, 멍하니 차를 마시려,

물이 끓어오르기 기다리며 했던, 그 3-5분 간의 짤막한 

나의 쓸 때 없던 고찰 혹은 망상들을 써 내려가 볼까 한다.


무엇보다 이 글들이 조금이라도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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