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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Oct 30. 2024

가을 사색


가을이 소리 없이 왔다.

도시 마을에 물감을 엎질러놓고  

부랴부랴 떠나려는 때에

냉큼 손내밀어 가을을 잡아본다.

잡는 것은 집착인 것을

알고 행하는  모순.


계절이 오고 가고

나도 흐른다.


한 때 무성했던 화려한 여름에

생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을

하나 둘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처연히 이별하는  이 가을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 가는 것일까?


너와 우리

공존의 즐거움도

이제는 놓아야 할 때


모든 것 비우고

가벼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한 추락 뒤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래도

이 가을 지면서

이내   다시 피어나

세한을 견디는

한낱

매운 밀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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