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영상 22. 맑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린이였던 우리 모두에게 어린이 차예랑이 쓴 일기를 보냅니다.
6월 24일 맑음
제목 : 뭐든지 잘 먹기
지난주엔 밥이랑 수박, 토마토, 음료수 같은 것을 먹었지만 가려 먹었다.
이번 주에는 무엇이든 가려 먹지 않았다.
피자도 많이 먹고 밥도 3그릇이나 먹고 우유도 두 개 먹었다.
과자도 1봉지씩 3개나 먹었다.
그래도 배 속이 계속 텅텅 빈 것 같다.
그래서 계속 먹고 싶었다.
게다가 참외까지 먹었다.
그런데 내 동생 9시 15분쯤 돼서 자고 아빠랑 텔레비전을 보았다.
부모님께서 많이 그것도 뭐든지 먹어 기뻐하셨을 것 같고 참 맛있었다.
11월 4일 맑음
제목 : 쌀 속에서 볍씨 찾은 날
저녁에 잠을 자러 가다 오줌이 매려워 화장실에 갔다.
오줌이 안 나와 그냥 잤다.
자려는데 잠이 안 왔다.
배고파서 부엌에 가 냉장고 문을 열어 보니 마실 게 없었다.
그냥 가려다가 쌀을 뒤졌다.
벌레가 없나 바구니로 휘져 올리다 볍씨를 보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아빠께 여쭤보아서 알았다.
심고 싶었다.
3월 11일 맑음
제목 : 고기를 먹은 날
저녁을 먹었다.
저녁에는 고기였다.
그 고기 이름은 '돼지고기'였다.
그 돼지고기는 맛있어서 돼지고기만 계속 먹었다.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내 동생도 배가 터지게 먹었다.
그런데 웃긴 일이 일어났다.
진짜 돼지처럼 살이 찐 것이다.
마음속으로 굉장히 웃겼다.
참 재미있었다.
8월 10일 맑음
제목 : 혼자 밥 차려 먹은 날
매일 큰이모 댁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모가 어디에 가셔서 이모 댁에서 점심을 못 먹었다.
그래서 아침에 엄마가 밥그릇에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주시고 가셨다.
밥그릇에 밥을 넣고 간장과 참기름과 같이 비비면 됐다. 그리고 밥상에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을 놓았다.
밥을 먹어 보니 내가 직접 차려 먹은 밥이라 엄마가 차려 주신 밥보다 더 맛있었다.
2월 17일 맑음
제목 : 외할아버지의 생신
내일이 할아버지의 생신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있다.
무엇이냐 하면 할아버지의 생일은 내일인데 꽃다발이 먼저 왔다.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참 즐겁고, 신나고, 예뻤다.
참 좋았다.
할아버지께 축하드리는 마음이다.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1월 27일 맑음
제목 : 새 머리빗과 머리띠
엄마께서 아침에 은행에 다녀오시면서 머리빗과 머리띠를 사 주셨다.
머리빗은 초록색이었고 머리띠는 분홍색이었다.
그리고 초록색 머리빗은 계속 빗어 보았고 분홍색 머리띠는 학원 갈 때 하고 갔다.
머리띠는 얇고 부드러웠다.
그래서 매일마다 갖고 잤으면 좋겠다.
기분은 날아갈 듯이 기뻤고 엄마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의 추천곡은 Peter Sandberg의 Remove the Complexities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