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3주 차
근래에 '안녕'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예전에는 이별의 순간과 이별 후의 아쉬움이나 미련 같은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소화해내야 할지 몰랐는데 지금은 그래도 내 나름의 소화 방식이 있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 하고, 소중한 순간들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그리고서 이별을 하면 당연히 사무치게 아쉽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 그냥 그립고 슬픈 그 감정이 다할 때까지 그리워하고 슬퍼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별의 순간에 어떻게 인사를 하는 게 좋을지는 모르겠다.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을까? 감정을 담아서 말할까, 담백하게 말할까? 결국엔 그저 나오는 대로 뱉을 뿐이다. 이거는 여전히 서툴렀다. 멋지게 인사할 줄 아는 어른이고 싶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낭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죽음/이별/상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내가 '낭만적이야'라고 말하던 순간들은 주로 그 순간이 너무 좋고 행복하지만 영원하지 않고 그 순간뿐이라는 걸 알 때였다. 그러니까 낭만은 그러한 것들의 상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죽음/이별/상실이 낭만과 자주 결부되는 게 아닐까.
마지막에 누군가가 멋지게 인사하는 법으로 '한 번 꼬옥 안아주기'라는 좋은 방법을 추천해 주었다. 지금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과의 꼬옥 안아주며 멋지게 인사하는 날이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영원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알기에 낭만적인 순간들을 최대한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