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야 Apr 22. 2024

Non, je ne regrette rien.

EXIT 11

난 후회하지 않는다.

 Non, je ne regrette rien...?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숲 속 두 갈래로 난 길. 

난 인적이 드문 길을 택했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가 가장 좋아해 항상 이메일 말미에 

첨언해 놓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 (1916)”이란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Robert Frost”는 미국 시인으로 하버드를 중퇴한 후

 10년간 뉴햄프셔의 농촌에서 농사를 지었다.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으며 

학업, 기자, 농사일까지 어느 하나 맘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그는 결국 1912년 영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시인으로서 새 삶을 살며 재기하게 된다. 

과거 농장에서의 오랜 고통의 시간은 그의 자연주의 시풍의 원천이 되었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만 놓고 해석하자면 

난 남들이 덜 선택한 길을 택했고, 

그것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정작 로버트 프로스트 본인은 

이 시를 선택과 후회를 하는 인간에 대한 풍자를 위해 썼다고 했다. 

실제 이 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친구였던

 시인 Edward Thomas와의 산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둘은 매번 함께 하는 산책길에서 갈림길을 마주했다. 

친구인 에드워드 토마스는 어느 길을 가야 할지 늘 고민했으며 

항상 선택한 길에 대한 후회를 했는데 그 모습이 이 시의 모티브가 되었다.     


이 시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란 숲 속. 두 갈래로 난 길. 여행자는 나 하나뿐이니, 

난 두 길 모두를 걷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는 한동안 그곳에 서서, 

그중 하나의 길이 덤불 속으로 굽어져 

사라지는 곳까지 바라보았다.”     



“선택”과 “후회”에 관한 시 “The road not taken”은

 저자의 말대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간의 심경과

 선택을 한 후 인간의 “후회”에 관한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린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인생의 “birth”와 “death”사이에는 “choice”가 존재한다는 격언처럼 

우린 수많은 선택을 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때로는 그 선택이 가장 현명한 거라 생각하고 결정하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가 우리가 했던 잘못된 선택을 곱씹으며 후회하게 만든다. 

떠나버린 버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후회의 재발견(2022)”이란 책을 쓴 

인문학자 다니엘 핑크는 재밌는 시도를 했다.

자신의 독자들로부터 자신이 했던 후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105개국으로부터 16,000개의 후회의 사연을 받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 핑크는 후회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았다.  

   

첫 번째 후회는 “만약 내가 그것을 끝냈더라면” 기반성 후회

두 번째 후회 “만약 그 기회를 잡았더라면” 대담성 후회 

세 번째 후회 “내가 옳은 일을 했더라면” 도덕성 후회

네 번째 후회 “내가 연락을 했더라면” 관계성 후회가 그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이러한 “후회”에 대해

 “후회”는 결코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이 아니며 

심지어 인간을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주장한다.

 그는 후회는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며,

 삶의 의미와 유대감을 강화시킬 수 있는 이점을 가졌다고 역설한다.

      



<사진 출처 영화 크레센도 포스터>

영화 “크레센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참여한 경연자들은 

이 콩쿠르에 왜 참여했냐고 묻는 질문에

 단 한 명도 우승하기 위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걸어온 음악의 길이 맞는 건지, 

현재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 건지, 

자신이 표현하는 음악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어서 경연에 나왔다고 한다. 

임윤찬을 포함 경연에 결선에 오른 세 명의 경쟁자들은

 혹시나 후회하는 순간이 있냐는 질문에

 매 순간 아쉽긴 해도 최선을 다했기에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후회를 하는 건 당연한 감정이다. 

예측하지 못한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당연히 이전의 선택을 되돌려 보는 건 인간의 본능적 습성이다. 

혹자는 에디뜨 피아프의 노래

 “난 후회하지 않는다. Non, je ne regrette rien.”에 열광한다.

 또 다른 혹자는 “후회가 인간을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라는 주장하기도 한다.

 원천적으로 후회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 인간이 존재할까.


 미국의 시인 “Henry David Thoreau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했다. 

“후회를 지혜롭게 이용하라

깊이 후회한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이전 11화 It's not your fault.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