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0주 차, 병원 입원 연장 중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19, 자궁 수축 억제와 염증 치료 위해서

수요일 아침에 딸애의 초음파 검사가 있다고 해서 아내가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10시 30분에 우선 진통검사를 받은 후 의사분이 다른 환자 수술이 있다고 하여, 잠시 기다리고 있다고 하네요.

아마 지난번 입원 시 진통이 있어서 진통 검사를 먼저 한 모양입니다.



병원에 있으니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주는데 비해, 몸은 안 움직이고 있으니 밥이 잘 안 먹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병원의 아침밥은 안 먹기로 하고 계란, 빵(카스텔라/소금빵)과 요구르트, 그리고 과일로 대신한 모양입니다. 생각보다 양도 많고 당분도 있어서 살이 제법 찔 것 같은데, 현 상황에서 먹기에 좋으면 그게 최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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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병원 식사, 오른쪽-집에서 준비한 간편식?]

잠시 후 카톡으로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진통도 없고 자궁경부도 길어지고, 양수도 지난번 보다 좀 더 늘었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립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액으로 맞고 있던 '자궁 수축억제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 심장 두근거림으로 인해, 딸 애가 밤에 잠이 들기 어렵다고 이야기한 모양입니다.


혈압과 맥박을 측정했더니 심장 박동수가 무려 분당 120이라고 하네요.

보통 사람이 운동을 할 때 나오는 수치인데 가만히 있어도 나오니, 당연히 잠을 자기가 힘들었을 것 같네요.

병원에서는 주사약 대신 먹는 약으로 바꿔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심장 두근거림이 좀 호전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수액은 여전히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염증이 있어서라고 합니다.

일단 수액을 팔에 꽂고 있으면 맘대로 움직이기도 씻기도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필요한 것이니 맞아야겠지요.


이렇게 지낸 후 2일 뒤인 금요일에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결과가 좋으면 퇴원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빨리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에서 편히 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까지 계속 병원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딸애가 엄마랑 같이 점심을 먹고 있다고 하면서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아내가 딸 대신해서 병원식을 먹고, 딸은 밥 대신 피자를 먹고 있네요.

아내는 병원식이 생각보다 잘 나오고 맛도 있다고 하더군요.

병원 식사2.jpg [엄마가 병원식, 딸은 피자]

이렇게 병원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고 있습니다.

딸애도 병원에 있어서 편하지는 않지만, 사위도 혼자 밥 해 먹고 지내기가 녹녹지는 않을 것 같네요.



집에서 MBC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목이 "조산 위험에 입원했는데 '치료제 부족해요'"인데요.

내용을 들어보니 산모들의 조산을 막아주는 의약품이 작년 11월에 갑자기 생산이 중단되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어로 나온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도 "아기한테 일주일 뱃속에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거던요. 최소 1주 만이라도 좀 버티면 조산아가 겪을 수 있는 그런 합병증을 더 줄일 수 있는 거죠"라고 할 정도로 조산을 막아주는 약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산 치료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라보파주'가 있는데 독점 판매하는 제약사가 수익성이 떨어져 생산을 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하네요. 물론 '라보파주'를 대신할 수 있는 '트랙토실'이란 의약품이 있지만, 세 번 치료 후엔 비급여 처방을 받아야 해서 비용 부담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복지부에서는 "라보파주는 환자 치료를 위해 필수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했다"라며 급여수가를 일부 인상하면서 공급이 재개되기는 했답니다.

같이 뉴스를 보던 아내가 딸 애가 내일부터 '자궁 수축억제제'를 대신하여, 처방받은 약이 바로 '라보파주'라고 하여 한번 더 놀랐습니다.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약 공급이 잘 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니는 병원에서 약을 확보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구감소니 소멸이니 심지어는 '인구소멸국가' 제1호로 한국이 지목된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질 않습니다. 비록 단편적인 사례이기는 하지만 결혼 후 아기를 갖고자 하는 부부의 의지를 민관합동으로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고 있지는 않나 합니다.



다음날인 목요일에는 용산 인근에 회의가 있었습니다.

참석 후 내려오는 길에 용산역을 지나다가, 딸 애가 먹을 빵을 사기 위해 삼○빵집을 들렸습니다. 1957년 대구 남문시장에서 문을 열었고, 3대를 이어오고 있는 대구의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라고 하네요. 진열된 빵케이스를 손으로 여는 게 아니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문처럼 열립니다. 신세계네요~

삼송빵집.png

여기서 먹물통옥수수빵, 야채고로케, 한우고로케와 소금빵을 산 후 딸 애가 입원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모두들 조용히 쉬고 있는 시간이라 몸은 괜찮은지 정도만 물어보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계속 누워만 있지 움직이질 못하니 입맛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렇게 맛있는 빵이라면 조금이나마 도움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부터 혈관주사 대신 자궁의 이상수축을 억제하는 약인 '라보파주'를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쓰던 주사제에서 보였던 심장 두근거림은 거의 없어졌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오늘(금요일) 아침에 좋은 소식이 카톡으로 왔습니다.

지난번과 같이 진통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할 결과, 양수의 양도 줄지 않고 진통도 없다고 퇴원하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염증으로 인해 현재 먹고 있던 항생제도 더 복용하지 말고, 집에서 물을 많이 먹고 소변으로 배출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답니다. 다만 혹시나 해서 수축억제제 알약은 하루 2알씩 그대로 먹는 것으로 하고요. 그리고 다음 주(21주 차) 수요일에 정밀초음파 검사가 있으니 그때 다시 보자고 했다고 하네요.


오후에 사위가 반차를 사용하고 와서 딸 애를 퇴원시킨다고 합니다.

집보다 좋은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제 비좁고 답답한 병원을 떠나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잘 몸관리를 했으면 하네요.


※ 내용은 딸아이의 임신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나, 일부 의학 관련 사항은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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