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를 올리기는 싫은데 마음은 늘 조마조마합니다(D-307)
요즘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기가 힘든 세상인가 봅니다.
카톡으로 대화도 해야 하고, 각종 앱을 통해 정보도 보고, 비용 결제도 스마트폰으로 하다 보니 몸의 일부분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둘도 없는 친한 벗이라고 할까 잘 모르겠네요.
사실 지금까지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딱히 동영상을 보거나 스트리밍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인터넷을 통해 뉴스와 같은 정보 정도만 찾아보는 수준으로 사용했으니 큰 데이터 사용은 없었지요.
그런데 근래에 혈당 관리를 위해 '파스타 앱'도 깔고,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스토리 앱'도 사용하고, 아내의 등살과 아들의 권유로 인터넷 폐지 줍기(?)에 필요한 앱도 깔다 보니 데이터 부족 사태가 벌어졌네요.
KT 114에서 보낸 문자를 보니, 남은 데이터가 300MB라는 경고(?)가 날아왔습니다. 기본 4GB 데이터 외에 '장기고객쿠폰' 데이터 2GB와 '패밀리박스' 데이터 4GB, 그리고 추가로 얻은 데이터까지 모두 사용했더니, 이번 달에 총 11GB 정도를 사용하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들에게 SOS를 보내 겨우 1GB를 받아서 일단 소생은 시켰습니다. 지난번에는 데이터가 모두 소진된 것을 모르고, 이것저것 보다가 요금 폭탄을 맞은 트라우마(정확히 말하면 아내의 '핵' 잔소리)가 있어서 순간 긴장했습니다.
참고로 확인해 보니 400MB 정도면 인터넷 브라우징의 경우 시간당 평균 60MB를 사용한다고 봤을 때 6.7시간이면 다 소모가 되고, SNS의 경우에는 시간당 평균 156MB가 소모되므로 약 2.6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치이고 만약 영상이 포함되면 더 빨리 소모가 되겠지요.
IT에서 개발 일을 하는 아들도 요즘 젊은 친구들과는 달리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와이파이가 되기도 하고 업무 외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고 하여, 저와 같은 데이터 요금제(그런데 젊은 사람은 두배로 데이터를 주니 8GB네요. 이거 차별이네요)를 사용하는데 그래도 매월 조금씩 남는다고 지원해 주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들은 집에서도 스마트폰 사용보다는 랩탑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더군요.
제가 실장에서 내려온 후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할 필요성이 없어져서, KT의 5G 데이터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5G 슬림' 요금제로 전환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기본 데이터가 4GB라 좀 적기는 하지만 장기사용자 혜택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장기쿠폰(2GB)이 10장이나 되어서 뭐 그리 부족해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출퇴근 때도 차를 이용하니 데이터를 사용할 일도 없고, 대용량 데이터 사용은 집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하면 되고요.
얼마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월 5G 사용량이 30GB 달성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5G 스마트폰 사용자 1인의 월평균 트랙픽은 약 28.78GB라고 하고, 이는 글로벌 평균인 약 26.7GB보다 약 5.4%가 많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국은 5G 속도·안정성·커버리지 면에서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고도 하고요. 재미있는 통계도 있는데 전 세계 월간 5G 트래픽 중 1.77%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이 인구 대비 2.7배나 많은 5G 트래픽을 창출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기사를 읽다 보니 제가 사용하는 월 4GB는, 우리나라 5G 평균 사용자의 약 1/7 수준이니 부족한 것은 맞는 것 같네요.
생각 같아서는 요금제를 올려서 마음 편하게 데이터를 사용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기는 한데, 좀 더 찬찬히 생각해 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나중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WiFi를 사용하면 되고, 이런저런 혜택도 활용하고, 아들한테 데이터 지원도 받으면, 데이터가 부족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알뜰폰 사업자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매달 5G 데이터 20GB를 1만 원 대로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5G 스마트폰 가입자가 1인당 월평균 28GB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엄청난 데이터이니 한번 고민해도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집에서 이야기해 보니 가족 결합이 안되고 장기혜택도 종료되기 때문에, 알뜰폰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손해가 된다고 하네요. 이게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상황이라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어떤 것이 더 슬기로운 데이터 생활인지 조만간 한번 비교해 볼까 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