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똥소리와 함께 플라스틱 쓰레기가 추가되네요(D-223)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 집밥 대신 치킨과 사 온 음식으로 조촐한 파티를 할 계획입니다. 보통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했었는데 참 오랜만에 하게 되었네요. 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자리에 앉아서 각자의 관심사나 궁금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공상 속 사실
한 번은 배달음식을 시키게 되면 음식값보다 배달료가 더 큰 것 같아서, 운동삼아 직접 음식점으로 주문한 음식을 찾으러 갔습니다. 잠깐 기다리는 사이에 계속해서 "띵똥, ○○의 민족 주문~"하는 기계음이 들립니다.
한참을 듣고 있으니까 이런 공상에 사로잡히네요.
"띵똥, ○○의 민족 주문~"
"어떤 것을 주문하시나요?"
"띵똥, ○○와 ○○ 배달 주문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띵똥, 추가 주문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추가 주문하시나요?"
"띵똥, 플라스틱 쓰레기도 충분히 보내주세요"
"어디에 쓰시려고요?"
"띵똥, 우리 애들 먹이려고요"
"그래도 괜찮을까요?"
"띵똥, 그럼요 매일 먹고 있는걸요"
집으로 한 묶음의 음식을 들고 오면서 생각해 보니 무슨 '후라이드 반, 양념 반'도 아니고, 음식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반반(半半)입니다.
세계 최대 비영리 자연보전기관 WWF(세계자연기금, World Wide Fund for Nature)에 따르면 플라스틱 수요는 급증하여 세계적으로 매년 4억 3천만 톤이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은 1950년대부터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다방면에서 매우 유용한 물질이지만, 생산과정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오랫동안 썩지 않고 자연에 남으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구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와 모니터, 스마트폰, 테이크아웃 컵, 플라스틱 백 등 정말 다양하네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세계 3위라고 합니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외딴섬에도 한글라벨이 붙은 플라스틱 병을 볼 수 있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습니다.
혹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아시는지요?
하와이섬 북동쪽으로 1,600km 떨어진 쓰레기섬과 일본과 하와이섬 사이에 있는 태평양을 떠다니는 두 개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말합니다. 실제로 그 크기가 웬만한 작은 규모의 섬들보다 크다고 합니다. 연안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은 바다의 흐름에 따라 떠다니다가, 해류가 크게 소용돌이치는 곳으로 모이면서 섬처럼 쌓이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때문에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특히 먹이로 잘못 알고 먹었다가 죽게 되는 사례도 있으며, 주변 지역에서 잡힌 어류를 조사해 보면 35%의 물고기 뱃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출처: 위키백과, 해양수산부 자료]
요즘 조개엔 진주 대신 플라스틱이 있지요
국산 바지락과 소라를 분석했더니 그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음식, 물, 공기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어 다양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호흡기, 소화기관, 혈액 등을 통해 조직 염증, 면역력 저하, 내분비계 교란, 발당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면, 심지어 뇌까지 침투하여 인지 기능과 운동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주말에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면서 보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참 많이도 나옵니다. 특히 배달음식이나 포장음식에 사용되었던 플라스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일부는 비닐 라벨이 그냥 붙은 채로 배출한 경우도 보입니다.
경제협력기구(OECD)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에서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208㎏을 배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이 배출했다고 하네요.
저는 환경보호단체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활동을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응원을 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는 생각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당장 플라스틱을 전혀 안 사용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을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장바구니, 다회용 용기, 텀블러 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도 귀찮지만 올바르게 분리하여 배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의 반성문이자 다짐글입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