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이 짐이 되면 안 되잖아요

즐거운 고독 만들기 10

정년퇴직이 1년 정도 남아있어서, 아직은 토·일요일에 만 도서관에 갈 시간이 됩니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33년 간의 회사 생활 때문인지, 주중하고 동일한 시간(5시 30분)에 눈이 떠져서 더 이상 누워있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일어나서 씻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후, 도서관이 문 여는 시간인 9시에 맞춰 집에서 나갑니다. 가까운 곳은 15분 먼 곳은 30분 정도 걸리나, 아침 운동을 겸해서 멀리 떨어진 도서관으로 갈 때도 있는데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도착하는 곳이 다릅니다.



은퇴 후 즐거운 생활을 위해 몇 가지 생각한 것이 있는데 바로 '글쓰기'와 '책 읽기'입니다. 사실 '책 읽기'는 예전부터 해오던 취미인지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영어 원서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입니다.

[영어원서 책장]

영어 공부도 할 겸 책도 읽을 겸해서 시작한 영어책 읽기인데, 2년 간 40권 정도를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가서 쉽고 재미있는 아동/청소년용 소설책 위주로 읽었는데, 제법 읽는 속도에 탄력이 붙더라고요. 그래서 좀 욕심이 생겼습니다. 중간 난이도 정도의 소설책도 읽고 소설 외에도 자기 개발서와 같은 책도 읽으면서, 제법 읽는 재미가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많이 두꺼운 소설책을 읽다가, 갑자기 글이 눈에 안 들어오더니 읽기가 싫어지더라고요. 너무 어렵고 재미없는 책을 읽어서 인지, 아니면 좀 쉬어가라는 의미인지 몰라도 근 2개월 간 책을 놓았습니다.



한 2달간은 도서관에 가서도 책을 잡지 않고 그냥 멀리서 쳐다만 봤습니다. 책을 읽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길 때까지는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글쓰기에 좀 집중을 했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성수 팝업 스토어에서 본 여러 글 중 "결국 쓰는 사람이 곧 작가다(알레 작가)"라는 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어설픈 초보 작가이기는 하지만 나름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10월 8일 첫 글을 쓴 후 2달 정도 흘렀네요.



두 달이 지나니 슬슬 책이 보고 싶어 집니다. 그래도 갑자기 싫어진 이유가 너무 길고 어려운 책이었던 것 같아서, 다시 아동/청소년용 소설책을 둘러봤습니다. 그전에는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로알드 달(Roald Dahl, 1916~1990년)'의 책이 눈에 들어오네요. 아무래도 표지가 천연색 삽화로 되어 있다 보니 시선이 금방 가는 것 같습니다.

전 이 분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James and the Giant Peach)'와 같은 아동소설을 쓰시는 분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집어든 책인 '스위치 비치(Switch Bitch)'는 성인 단편 소설이더라고요. 아직 끝까지 읽지는 못했는데 통념 밖의 술수와 결말에 으스스한 반전이 있어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Someone like you', 'Going Solo'와 같은 책도 읽어 볼 계획입니다.



이번 기회에 돌이켜 보니 너무 빠르게 서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합니다. 천천히 숨 고르기를 하면서 가도 괜찮은데, 무슨 달성할 목표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숨이 턱에 찰 때까지 책 읽기를 한 모양입니다. 이제부터는 행간을 이해하며 작가가 주는 숨은 뜻을 찾고, 더불어 읽는 재미를 찾아가는 생각으로 책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읽다가 멈추거나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책은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에 맘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찾아와도 된다고 ~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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