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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Apr 30. 2024

별명

  “치사해 죽겠네. 오늘부터 니 별명은 치사빤스야.”

  약속을 하고서도 나 몰라라 하는 경도에게 고모가 던지는 말이다. 


  “내가 치사빤스면 고모는 치사똥꼬야. 누나는 오줌지리는 아줌마야.”

  경도가 고모와 말다툼하는 통에 가만히 있던 누나를 난데없이 끌어들인다. 평화롭던 소현이가 경도의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사타구니에 처박고 운다. 

  

   경도는 참 당황스럽다. 고모가 경도에게 살짝 귓속말을 한다. 

  “누나가 진짜로 오줌을 지려봐서 화가 난 거야.”


  누나 소현은 깔깔 웃다가 잘 오줌을 지려서 빤스와 바지를 적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몇 번은 동생 경도에게 들켰다. 어느 순간부터는 깔깔 웃다가 오줌을 지리면 동생 경도 몰래 옷을 갈아입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시침을 뗀다. 웃다 오줌을 지리는 일이 동생 앞에서 영 체면이 안 서는 일인 것을 알아서 경도가 그걸 기억하고 ‘오줌지리는 아줌마’라고 별명을 지어버리자 울어버린다. 

  그걸 달래느라 고모가 왕년에 오줌지린 이야기를 해준다, 그거 별거 아니라고 누구나 다 그렇다고. 

뤼튼 AI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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