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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May 01. 2024

식탁 의자

  경도네가 코로나 시절에 큰 집을 사고 새로 확 수리를 해서 이사를 했다. 가구들도 새로 쫙 들였다. 

  경도네 아빠는 인테리어 업체를 통하지 않고, 저 혼자 도배장이를 부르고, 타일쟁이를 부르고 해서는 업체에 맡긴 것보다 더 멋지게 집을 수리해 냈다. 이웃집에서 구경들을 와서는 집이 예쁘다고 온갖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래, 경도 아빠가 저녁 식탁에서 이건 어떻게 했고 저건 어떻게 했다고 설명하는데 여간 의기양양한 것이 아니다. 경도도 따라서 의기양양하다. 


  이야기는 '식탁을 잘 골랐나'에 이르렀다. 경도네 아빠는 식탁 테이블의 길이가 어째서 이 집에 최고로 맞춤한 지를 설명했다. 이어 식탁 의자는 편하라고 일부러 등받이에도 쿠션이 있는 것을 골랐다고 했다.

  여기에 가구에 있어서는 기준이 상당 까다로운 고모가 반대 의견을 낸다.  

  "앉는데도 쿠션이 있고 등받이에도 쿠션이 있으면 앉아 있기는 편한데, 이런 의자는 살 때는 예쁘지만 등받이 부분이 낡아버리면 영 보기가 싫어져."

  경도는 자기의 새 집도, 드디어 생긴 자기 방도, 새 가구도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데, 고모가 식탁 의자를 잘못 샀다고 평가하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고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리친다. 


  “고모는 등 떼!”


  자기 아빠를 닮아, 큰소리만 탕탕 칠 줄 알지 마음씨가 보드라워 정말 흉악할 줄 모르는 경도는, '그럼, 고모는 앉지 마!' 하는 말도 있다는 것에는 차마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뤼튼 AI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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