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의 사랑 이야기
전역 당일 제일 먼저 한 일은 타투였다. 원래 나는 타투가 있었다. 그 타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타투를 하면 공무원이나 사무직은 힘들기 때문에 예술가라는 꿈을 확신하기 위해서 전역하기 1년 전부터 마음에 드는 타투이스트를 찾아보았다. 군생활동안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많다.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까지 나의 꿈들은 친한 친구도 심지어 나 자신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은 주변 사람들도 그리고 나 자신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었고 그러한 응원들이 나의 꿈 그리고 목표에 대한 신념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전역 후에 군대에서 계획한 것들을 실행했다. 가고 싶었던 공연들이나 전시회도 가고 군대에서 친해진 친구 형들과 여행도 가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즐겁게 지냈다. 그러다 보니 2학년 1학기가 시작되었다. 같은 학과이자 가장 연락을 많이 했었던 친구와 룸메이트로 다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룸메이트 친구는 정말 고마운 친구였다. 1학년 게임에 미쳐 기숙사에만 있었던 나를 수업 그리고 술자리 등 밖으로 세상과 단절되지 않게 도와준 친구였기 때문이다. 가끔 말이 많아서 피곤할 때도 있지만 그 친구가 없었다면 나는 우울한 새내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나의 1학년 시절을 가장 가까이 옆에서 지켜본 룸메이트도 변한 나의 모습에 놀랐다.
너 진짜 변했어.
게임과 술에만 빠져 있었던 새내기 시절과는 달리 열심히 공부했고 수업에 빠지지 않았으며 나름 인간관계도 다양하게 만들기 위하여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우리 학년 과대였다. 처음 만난 것은 교양 수업이었다. 수업 특성상 조별로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우연히 같은 조가 되어서 친해지게 되었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아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서로 몰랐지만 따뜻한 느낌에 나는 첫눈에 반해버렸다. 같이 밥을 먹으며 처음으로 얼굴을 봤을 때 나는 확신했다. 이 사람이라고. 사실 1학년 때부터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 군대에서 그리고 복학하고 까지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수하면서 가끔 특이하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가 예뻤다. 그리고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타인을 먼저 생각해 주는 배려하는 그런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서 연락해 그녀와 단 둘이 술을 먹게 되었다. 육회에 소주. 둘이서 한병 밖에 먹지 않았는데 나는 취해버렸다. 우리는 공연이나 전시회, 음악, 영화 등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통점을 찾아갔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첫 만남이었지만 우리가 제법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술을 다 마시고 그녀의 취미인 산책을 같이하게 되었다. 그날을 시작으로 우리는 2달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밤에 만나 같이 산책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향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서 향수도 구매하고 옷도 사고 귀걸이나 반지도 사고 만나기 전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준비도 했다. 그렇게 중간고사가 끝나고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연인이 되고 나는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수업도 열심히 듣고 외적인 모습도 열심히 꾸미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를 만나고 나는 내적으로 외적으로도 더 멋있게 성장한 것 같다. 나의 인생을 바꿔준 고마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