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별로 배워가는 것들
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루 종일 울었다. 나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팠다. 마음만 아팠던 것이 아니라 몸도 아팠다. 내가 한 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아파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헤어지고 자주 내리는 비가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처음에는 이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나를 좋아했던 것 같았는데 왜 내가 싫다는 것일까? 그래서 헤어지고 계속해서 연락했다. 몇 번을 수정하고 장문의 카톡도 보냈고 술에 취해 전화도 했지만 카톡은 읽어도 답이 없었고 전화는 받지 않았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망가지고 있는 나를 보며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전화로 나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그중에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힘들어도 담배는 몰라도 재 때 잠도 푹 자고 술도 좀 줄이도록해. 아침이랑 밤이 너무 힘들겠지만 몸부터 생각해야지. 네가 너무 잡고 싶어 해서 잊으란 소리 하기 미안하지만 잊는 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결국 과정이고 잊히는 순간들이 언젠가는 와. 그때 힘들어했던 시간들 감정들 후회하지 말고 잘 사용해. 너한테 잘해주는 사람, 네가 더 잘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 많고 만날 기회가 꼭 있을 거니까 자책하지 말고 자신감 가져. 오늘도 고생했어.”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다. 친구 외에도 나의 슬픔을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 줬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선배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절대 울지 않는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피곤할 수도 귀찮았을 수도 있지만 다들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 밖에 몰랐었던 내가 주변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 시작했다.
방학을 3주 정도 남기고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술을 줄이고 다시 공부를 집중하고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 포토샵 1급 자격증을 1주일 만에 합격했고 한복 자격증 실기 시험도 합격했다. 봉사 시간도 40시간 모두 채웠다. 나름 보람찬 방학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별의 아픔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자주 마주치던 그녀 때문이다. 봉사를 갈 때도 혼자 밤늦게 산책을 할 때도 심지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도 그녀와 마주쳤다. 처음에는 반갑게 인사도 하고 말도 걸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그녀의 반응이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아파 왔다. 원래도 혼자 술을 먹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아마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 같다. 거의 매일.
방학이 끝나가고 친구들이 다시 학교로 오기 시작하며 드디어 아픔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를 만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눈물도 나지 않았다. 이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나라는 사람은 한다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아직 그녀가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을 잊는 일은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