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
종로 사무실 내 책상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 희고 검은 책은 내 고양이를 닮았다
내 고양이를 닮은 책은 주위 사람들에 등한하고
투명한 가을 햇볕 밑에 누워 잠을 자다가
갸르릉거림을 갸르릉 갸르르릉 갸르르르릉
공기 중으로 내뿜는다
이 희고 검은 책은 내 예쁜 고양이를 닮았다
프랑스 사람들은 애인을 몽쉐라고 부른다
내 고양이
내 예쁜 고양이
내 예쁜 고양이를 닮은, 사무실 위 책 한 권
# 기자 # 영화감독 #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