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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천과 한파주의보

세 번째 시

by 화니와 알렉산더

오늘 아침에 기사를 한 편 썼다

오늘 개장 직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는 기사

나는 주식이 한 주도 없다

그런 건 상관없다


오늘 오후에 기사를 한 편 쓴다

모 건설회사가 미국에 대형원전을 짓기로 계약한 이후로 주가가 10 프로 넘게 급증했다는 기사

나는 주식이 한 주도 없다

그런 건 상관없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오늘 아침에 사람을 한 명 봤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광화문 직장인들 사이, 벤치에 누워 떨고 있는 할머니

어젯밤 기상청은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런 건 중요하다


내일 아침 서울 기온은 2도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광화문 직장인들 사이, 벤치에 누워 떨고 있을 할머니


나는 오늘 새벽에 꿈을 꾼다

주식으로 돈 좀 만진 사람들이 출근길에 할머니를 돌아 보고 4000을 넘긴 코스피 덕에 번 시세 차익의 0.1 프로씩이라도 나누어 주는 꿈

그런 건 중요하다

그런 건 아무래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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