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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임 Mar 22. 2024

고양이는 집사를 기다립니다.

늦은 밤,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

억지로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 끝나고 나니

몸과 마음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어두운 현관문을 열자,

6개의 반짝이는 눈이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몽몽이들의 눈빛은 마치 나를 꾸짖는 듯,

또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듯 빛났다.

늦게 돌아온 내가 걱정되었을 것이다.



몽몽이들은 나를 향해 기지개를 켜고

부르르 떨며 다리 사이를 오간다.

부드러운 털과 따스한 온기가

피로에 지친 나의 몸을 감싸고 치유한다.



나는 고양이들을 쓰다듬으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속삭인다.

고생 많았다는 말,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

몽몽이들은 제 말을 이해하는 듯

고개를 비비며 나에게 더욱 다가온다.



내겐 반드시 집에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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