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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노마드 Feb 13. 2024

캐나다 취업에 꼭 필요한 2가지

자신을 싸구려 취급하지 말자

지금까지 우리는 왜 지금이 캐나다 취업에 적기인지, 캐나다에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알아보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으로 제대로 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글을 시작하기 전에, 캐나다 취업에 도전 중인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Don't sell yourself short.


자신이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하찮게 여기지 말라. 당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기지 말라. 사람은 때로 자신의 진가를 자신이 가장 과소평가하곤 한다. 캐나다 취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캐나다 취업 시장에 맞게 노력하되),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저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혹시 지금 스스로를 낮춰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전할 내 이야기가 다른 시각에서 캐나다 커리어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캐나다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중, 정규직으로 주정부 공무원이 되었다. 나의 첫 캐나다 직장이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아도, 기술직이 아니어도, 한국 직장경력을 살려서도. 캐나다에서 제대로 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캐나다 세 번째 직장에서 일하는 지금. 나는 그 이동 속에서 캐나다식 취직과 이직을 경험했다. 여러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리더들을 만났다. 돌이켜 보면 '진짜 바보 같았네' 하는 순간들도 있다. 그 인사이트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커리어 플래닝에 꼭 필요한 2가지

이전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워홀로 캐나다에서 커리어를 시작한다면 커리어 플래닝이 필수다. 캐나다 취업시장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에서 취업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캐나다에서 첫걸음을 내디딜 때는 제대로 된 계획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개인의 직장 경력, 자격증, 영어 실력, 인턴십 경력 등 모든 경력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캐나다 취업시장에서 추가로 필요한 것이 크게 2가지가 있다. 바로 캐나다 경력과 인맥이다.


캐나다 경력과 인맥. 여러분은 여기서 의문점이 들었어야 한다.

첫째, 캐나다에서 이제 처음 시작하는데 '캐나다 경력'이 필요하다고?

둘째, 취직에 인맥은 왜 필요한 걸까?


캐나다 경력

캐나다에서 말하는 캐나다 경력은 단순한 직장 경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신입사원을 모집하는데 경력신입을 뽑는 행태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비슷한 측면이 있긴 하다. 내가 석사유학을 강력 추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캐나다에서 대학원을 다닌 것도 "캐나다 경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가 언어학을 전공했지만 HRD (Human Resources Development) 분야에 취직한다고 해도 말이다.


첫 끗발을 개 끗발로 만들지 않기 위해. 첫 시작으로 좋은 직장/직군에서 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대학원이다. 영어는 물론, 분야에 따라 프로젝트 관리, 실험 관리, 통계 등 다양한 직장 연계 스킬을 얻을 수 있고 이력서에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루트를 갈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베이비스텝을 제대로 밟아야 한다. 최종 목표와 조금이라도 연결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타 커리어 플래닝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시작이다.


노트와 연필. 혹은 핸드폰과 손가락. 구글 검색창만 열면 된다.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솔직한 마음!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답을 직접 적어 보자.


1. 나에 대해 이해하기

내가 원하는 일은 무엇인가? 꼭 직종이 아니어도 좋다.

내가 꿈꾸는 롤모델을 그려보자. 죽기 전에 누워서 '내가 이런 일을 했었지. 참 멋있었어. 나 스스로 칭찬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그래도 그 비슷한 무언가를 끄적거릴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진짜 잘하는가?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

나는 무엇을 싫어하는가? 내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솔직하게 답하자.

연봉, 복지, 커리어, 사람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경쟁을 좋아하는가? 경쟁에서 져도 쉽게 회복하는가?

나누는 것이나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에게 공평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가?


2. 나의 스킬 이해하기

현재 가지고 있는 경력과 스킬은 무엇인가?

영어로 내 전문 분야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가?

내가 가려고 하는 분야에서 요구하는 경력, 자격, 학력, 스킬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경력과 스킬을 내가 가려는 분야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가?


3. 경제적 상황

예산: 한 달 생활비는 얼마가 필요한가?

자산: 나는 현재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리스크 관리: 나는 무엇까지 참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 여러분의 출발점이다.


캐나다 인맥

캐나다는 인맥사회다. 학연과 지연에 치여서 치를 떨다 왔는데 캐나다도 인맥사회라니. 왠지 절망적이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다.


캐나다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필요로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경력이 빵빵해서 '이놈을 뽑아도 내가 고생은 안 하겠구나' 하는 신뢰감을 주던지, '내가 아는 아무개 씨의 아는 사람이니까. 아무개 씨가 추천하니까. 아무개 씨 자식이니까. 어느 정도는 하겠지' 하는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인맥이란 후자에 가깝다.


자기 얼굴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무나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레퍼런스 시스템이 확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오죽하면 좋은 직장은 세습한다는 소리까지 있다. 딱히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 같다. 채용비리만 아니면 되니까. 온라인에서 이력서를 작성하다 보면, 현재 지원하는 곳에 지인이 있는지, 가족이 있는지, 누가 추천해 주는 사람이 있는지 꼭 물어본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을 통하는 것도 인맥취업에 속하지만, 네트워킹 이벤트나 링크드인으로 연락해서 정보를 알아낸 사람을 통해서도 인맥 취업이 가능하다.


인맥 취업이라고 해서 거창할 것도 없다. 채용 담당자나 매니저등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직접 연락을 취하던가. 취업센터에서 추천을 통해 취직을 한다던가. 우연찮게 사석에서 알게 되어 채용 공고가 나기도 전에 정보를 얻게 돼서 취업하는 등 '누군가'를 통해 정보를 얻어서 취업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나의 경력과 인맥은 어땠냐고?


나는 한국 경력을 살렸을까?

캐나다 첫 직장에서 운과 때가 맞아, 한국 직장 경력을 인정받았다. 내가 캐나다에서 처음 지원했던 포지션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던 한국 직장 경력은 3년이었다. 캐나다 대학원생이라는 점도 무시 못할 메리트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팀에서 원하는 스킬과 역량을 가진 사람을 뽑기가 어려웠던 것이 한몫해 연봉을 높게 책정받았다.


내가 지원했던 일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은 없었던 (물론 열심히 포장은 했다) 대학원 경력을 캐나다 경력으로 쳐주었다더라도 한국경력이 없었다면 9만 불을 제시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첫 직장에서 한국 경력을 인정받았기에, 다음 직장에서도 계속 한국 경력이 인정될 수밖에 없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모든 내향형들을 위한 희소식을 덧붙여 드리자면, 나는 캐나다에서 인맥취업을 한 적이 없다.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와 자소서를 내서 지원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직업을 구한 적이 없다. 첫 직장은 더하다. 한국에서의 경력은 가장 최근이 5년 전 경력이었고, 내가 레퍼런스로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대학원 교수님들 이름뿐이었으니까. 그래도 취직했다. 이 부분은 추후에 따로 다룰 공공기관의 특성이 한 몫했기 때문이지만, 인맥이 없다고 취업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알려주고 싶다. 


그래도... 취업이 잘되는 직업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작년에 멘토링을 시작하면서 "캐나다에서 취업이 잘 되는 직업은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분들을 꽤 만났다. 취직이 잘되는 직업을 묻는 분들도 만났고, 실제로 취직이 잘되는 직업으로 경력을 전환해서 취업하는 케이스도 보았다. 이유는 빠른 정착을 위해서다. 영주권을 받고 나서 원하는 것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커리어 플래닝이 되어 있다면, 돌아가더라도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리라 본다. 


한편으로는 한국 경력을 살려서 꾸준히 자신이 하던 업무를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업무 쪽 경력을 쌓아가시는 분들도 만났다. 그분들 중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


"근데 이번에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알아보고 있었거든? 이제 계약직 말고 정규직으로 안정적으로 다니고 싶어서. 그런데 그 매니저가 그러더라? 이렇게 좋은 한국 경력이 있는데 왜 얘길 안 하냐고. 지금 하는 일하고 찰떡이라면서. 그래서 좀 놀랐어. 한국에서 내가 그 일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덜컥 인정해 줄 줄은 몰랐거든."


사람마다 상황과, 경력, 원하는 것. 모든 것이 다르다. 커리어 전환을 원했고, 우연찮게 캐나다에서 취직이 잘 되는 직업으로 옮겨서 성공할 수 있다. 다만, 무작정 캐나다에서 취직이 잘 될 직업만 노리고 달려들다 보면 한국에 가져갈 경력도 놓치고, 자기 경력도 놓치고, 시간과 돈도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한국 경력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사실 캐나다 경력과 인맥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그럴수록 초반에 시간을 들여서 커리어 플래닝을 하라. 자신을 알고, 취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제부터 우리의 적에 대해 알아볼 때가 왔다. 본격적으로 캐나다 취업 시장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자. 

한국경력과 네트워킹으로 캐나다 취업을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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