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하는 빗물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by 흔들리는 민들레




빗물이 떨어진다
지붕에도
유리창에도
나뭇잎에도
잔디에도
흙에도





비를 예상하고 챙겨 나온
누군가의 우산 위에도
어딘가에 우산을 잃어버리고
우산 대신 머리 위에 쓴
누군가의 가방 위에도
우산을 잊은 어린아이를 마중 나간
누군가의 우산 위에도
하나의 우산 속 두 사람의 바깥 어깨에도
타닥타닥
빗물이 떨어진다.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는
누군가의 소주잔에도
삶의 시름을 잊고 싶은
어느 가장의 막걸리 사발에도
흔들리는 청춘들의
시원한 맥주잔에도
타닥타닥
빗물이 떨어진다





낙하하는 빗물의 파동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그 두드림에
돌아보고
그 두드림에
두근거리고
그 두드림에
머문다




빗물의 파동에
머무는 그대들아
그렇게라도 잠시 머물러라
내일이면 다시
떠밀려야 할 그대들아
빗물의 파동을 핑계 삼아
잠시 쉬어라
서글픈 그대들아
빗물의 파동에 슬픔을 얹어 보내라
가여운 그대들아
오늘만은 빗물의 파동에
온 몸을 맡겨라.
젖을까 축축할까 추울까 걱정 말고
빗물의 파동과 함께
춤을 추어라
오늘만은
그렇게 삶을 보내라





낙하하는 빗물은
두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