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서 신기했던 문화 충격 5가지
오늘은 캐나다에 처음 와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점들 5가지를 한번 정리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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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캐나다에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차가 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었어요.(동네 작은 길목에서 입니다)
특히 횡단보도에서는 차가 오는지 확인도 안 하고 길에 그냥 들어서는 사람들도 보았답니다. 그만큼 사람 앞에 차가 서는 것이 보편적이랍니다.
저는 도로가 복잡할 때 차를 먼저 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한 번은 아이를 데리고 길 앞에 서 있었거든요. 하교 시간이라 차가 줄줄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었고 저는 갓길에 주차를 하고 내려서 건너가려는 상황이었어요.
차가 너무 밀려있어서 아이를 챙기면서 차들을 보내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제 앞의 차가 서서 한참을 안 가더라고요.(정말 그 상황에서 우리 때문에 차를 세웠다고는 상상을 못 하고) 무슨 차에 문제가 생겼나 하고 한참 기다리는데 운전자가 저를 보고 나중에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도대체 왜 안 건너가는 건지 하고 제스처를 취하더라고요.
이렇게 교통 상황에도 상관없이 학교 앞 혹은 동네 작은 길에서 아이와 함께 있다면 무조건 차들이 서줍니다.
아이 이야기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요, 한 번은 추운 겨울날 주차장에서 우물쭈물 유모차를 세우고 아이에게 담요를 덮어주던 날이었어요. 너무 조용해서 몰랐는데 뒤에서 한참 기다리던 차가(저는 차가 있는 줄 몰랐거든요) 살짝 클락션을 울려서 알려주더군요. 제가 놀라고 미안해서 얼른 나왔거든요, 그런데 맞은편에 오던 차가 그 광경으로 보고는 그 차에게 막 뭐라고 하면서 너는 애도 없냐고 그러더군요. 저는 전혀 괜찮았는데..ㅎㅎ
어쨌든 이렇게 캐나다에 처음 오시면 사람이 먼저 길을 건넌다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내 커피만 사는 것.
캐나다에서 공원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커피가 한잔 마시고 싶어서 내 것만 커피를 사간다면? 정말 괜찮습니다. (친한 사이라면 미리 물어볼 수는 있겠죠)
오히려 커피 취향을 모르면서 물어보지도 않고 커피를 같이 사간다면 더 어색한 상황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같이 카페를 들어가도 나이 많은 사람이 사거나, 내가 사야 하나 이런 고민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줄을 서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주문하시면 되고요, 그리고 각자 자기 마시고 싶은 것을 시켜서 커피를 받고 같은 자리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면 됩니다.
혹은 내가 정말 사고 싶은 일이 있거나 고마운 일이 있으면 먼저 물어봅니다. 내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오늘 너한테 커피 한잔 사주고 싶은데 괜찮을까?
이전에 호주에 살 때 룸메이트가 호주 친구였는데 면접을 보러 갔다가 돌아와서는 오늘 면접관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커피를 마음대로 사주었다며 기분을 나빠하더군요. 그때는 그게 왜 기분이 나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곳에서 요구하지 않은 호의는 때로는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 문화에서는 커피를 사고 밥을 사면 그게 또 정이라는 문화가 있잖아요.(때로는 호의를 거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 때도 있고요) 그런데 또 어떤 때는 서로에게 그게 부담이 될 때도 있는 듯합니다.
밥을 같이 먹으러 가고 싶어도 한 사람이 부담을 해야 하면 비싼 외식비에 말 꺼내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이곳은 누가 밥 먹으러 가자고 해도 각자 돈 내고 그 말 꺼낸 사람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서 고맙다고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밥을 살 때도 있지만 기본값이 각자 내는 문화이기에 그런 경우 더 감사함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음료 한잔으로 두 사람이 나누는 것도 하지 않습니다.(아이들 드링크도 따로 시켜요) 각자 자기 음료 하나씩, 부부나 연인들도 음료를 한잔으로 나누어 마시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답니다.
어쨌든 혹시 캐네디언 친구가 밥 먹자거나 차를 마시자고 할 때 자기 것만 산다면 그것은 정이 없거나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존중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이 사람들의 문화라는 것을 이해하고 계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냥 정말 순수하게 함께 밥 한 끼 차 한잔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라는 것 기억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물론 때로는 경우에 따라 밥을 서로 사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식사 예절 부면인데요,
여기 사람들은 입에 무언가를 먹으면서 말하는 것을 아주 큰 실례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뭐 입에 먹으면서 막 튀어나올 정도로 말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할 때도 있는데요,
여기는 입에 무언가 음식물이 있다면 꼭 그걸 다 씹어 삼키고 대화를 이어나가더라고요. 아니면 입을 가리고 이야기하고요.
그래서 식사를 오래 하는 듯합니다. 어쨌든 말을 할 때 입에 음식물이 상대방에게 보이는 것이 식사 예절에서 아주 실례인 듯합니다.
그런데 코 푸는 건 또 그냥 팽팽 푼다는 반전?ㅎㅎ
네 번째는 공중 화장실에서 받은 충격인데요,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나라에서 왜 이렇게 화장실 간격이 넓을까요?
화장실 밑에 간격이 거의 한 뼘 정도는 되는 것 같고 심지어 문을 닫아도 그 틈이 넓어서 밖에서 다 보일 것 같은 기분.
저는 여기 마약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것을 방지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또 어떤 분들은 혹시 사람이 안에서 쓰러지거나 이러면 안전상의 이유로 그렇게 칸을 넓게 해 두었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어쨌든 어딜 가나 이 넓은 칸 때문에 공중 화장실 사용이 썩 편안하지 않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퍼스널 스페이스 유지라고 하나요,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엘리베이터의 사람이 적당히 차 있으면 보통 그 칸에 타지 않아요. 다음번을 기다립니다.
엘리베이터 이야기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또 신기했던 게 횡단보도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아니 좀 많이 남았더라도) 여기 사람들은 거기를 뛰어서 건너지 않더라고요. 그냥 다음 신호를 기다립니다.
횡단보도를 뛰어서 누군가가 건너는 경우를 정말 잘 못 본 거 같아요. 생활에 기본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처음에 정말 신기했던 장면이었어요.
어쨌든 이렇게 여기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간을 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이 외에도 처음 영어권에 오면 살아갈수록 다르고 신기한 문화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요, 이러한 문화들을 알고 이해할 때 적응도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오해는 이해 이전의 단계라고, 문화를 잘 모르게 되면 오해가 생겨서 여러 가지 생활에 마음에 불편함이 생길 수도 있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영어권 아이들과 가정을 접하면서 이런 경험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요, 또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추가 사항들을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그럼 이번주도 좋은 주말 보내시고 환절기에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제 글을 음성과 영상으로도 제작해 보았으니 생생한 캐나다 현실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셔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