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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1 (1.법회인유분1)

어느 누구의 한숨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않을 때 진정한 불행이 시작된다.

여시아문(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아난존자가 석가모니불을 평생 시봉하며 이하의 내용으로 금강경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아난존자는 이와 같이 들었다는 것인데 여러분은 듣습니까?

잘 듣습니까?

늘 함께 지내는 가족들이 하는 말을 잘 듣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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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듣습니까?

나 자신을 앞에 세우며 듣습니까? 나 자신을 뒤로 물리며 듣습니까?

무엇을 듣습니까?

소리를 듣습니까? 내용을 듣습니까? 마음을 듣습니까?


부처란 잘 듣고 잘 보는 존재입니다.

존재의 일부분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 존재 전체를 듣습니다. 말 없는 말, 소리 없는 말까지 듣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까지 존재 전체를 잘 봅니다.


자비란 잘 듣고 잘 내보내는 것입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와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와 하나가 된다는 것이 바로 대비(大悲)입니다.

대비란 바로 상대방에 대해 내 마음이 완전히 열려있는 것입니다.

잘 내보낸다는 것은 그 순간 내 존재 전체를 상대에게 기꺼이 내주는 것입니다.

잘 내보내는 것이 바로 대자(大慈)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내보내는가 하는 것이 지혜이고 방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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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고 잘 내보는 것이 바로 무주상(無住相)입니다.

이때 바로 대자대비로서 관세음보살이 되는 것입니다.

잘 보내는 분이 바로 천백억화신이신 석가모니불입니다.


부처님은 똑같은 소리를 대상에 따라 차별해서 듣지 않습니다.

풀 한 포기의 소리와 반려견의 소리와 부자의 소리와 가난한 이의 소리와 천사의 소리와 악마의 소리를 똑같이 듣습니다.

모든 존재의 소리를 일체 평등심을 갖고 듣습니다.

이때 바로 평등의 노사나불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듣습니다.

모든 존재는 다양한 소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똑같이 내는 한마음의 소리, 즉 우리 자성불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때 바로 청정법신인 비로자나불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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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부처님의 법문과 자녀의 소리를 똑같이 존중하는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다면 부처가 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 주위 사람의 소리와 미물에서 부처의 소리까지 잘 들어봅시다.

마음을 열고 귀를 잘 기울이면 들리지 않는 말이 없게 됩니다. 이때 나 자신이 전혀 의식되지 않습니다.


부처가 되려면 먼저 잘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잘 들으면 지혜가 생겨나고 내면의 갈등과 투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옵니다.

잘 내보내면 우리 모두 행복하게 됩니다.

어느 누구의 한숨소리에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을 때 우리 모두의 진정한 불행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시아문 이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가 아니라 <이와 같이 나에게 들려왔다>라고 해야 진짜 아난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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