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1
청춘이 불안한 이유는 인생에서 살아온 과거보다 살아갈 미래가 더 크기 때문이다. 미래의 모습을 알고 싶은데 지금 무엇을 해도 알 수 없으니 불안한 것이다. 미래의 불안감은 남아 있는 시간과 비례한다. 그래서 청춘의 다른 말은 불안이다.
학생 하나가 상담하러 왔다. 벌써 4학년이 되었는데 아무것도 준비해 놓은 것이 없어서 불안하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했었다고 했다.
나는 학생에게 젊으니까 불안한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내일 정오에 죽기로 예정되어 있다면 지금만큼 불안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고. 일단 내일 죽기 때문에 오늘 오후에 해야 할 일과 내일 오전에 해야 할 일이 순식간에 떠오를 거라고. 그러나 학생은 아직 쇠털같이 많은 날이 남아 있어서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것뿐이라고. 그래서 지금 시간 부자인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학생은 나의 얘기에 수긍하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얼굴은 어두워지고 초조해졌다. 나의 대답에도 여전히 미래를 불안해하는 학생에게 나는 아무거나 해보라고 말했다. 그 아무거나 할수록 한 만큼 안정감이 생길 거라고. 그 안정감은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했다는 뿌듯함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 마주할 시간의 끝에 조금 더 가까이 갔기에 그만큼 불안감이 줄어든 것일 수도 있다고.
목적도 목표도 없다면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아무거나 하고 있으라고. 그러면 아무거나 하는 동안 불안감을 잊게 될 거라고.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서 서서히 운명을 바꿔놓을 거라고. 시간을 무언가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언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라고. 그래서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조급함만 앞세워 시도조차 안 하는지도 모른다고.
어차피 청춘은 무엇을 해도 불안하니 아무거나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어차피 세월이 흘러 인생이 부쩍 줄어들면 의외로 불안감은 사라지고 생뚱맞은 안정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언젠가 청춘도 사라져 지금의 불안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끝을 너무 빨리 알려고 하면 인생이 지루해지고 빨리 늙어버릴 수 있다. 청춘은 불안하지만 정해진 것이 없기에 아무거나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