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깨고 이제 막
새로 태어난 햇빛이 창문을 넘어
눈꺼풀을 두드렸다.
눈을 뜨자 그 치기 어린 빛이
전해오는 생기를 통해
잠들기 전에 종종 느껴지던 막연한 두려움이
일순간 사라져 버리는 것을 보면서,
그것은 세상이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는
암시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두려움에 대한 완전한 면역이
생겨난 것은 아니었지만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가 아닌
어떤 기쁨을 맞이하기 위해 존재하는가를
떠올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태반처럼 나를 감싸고 있던
비루함의 장막에서 벗어나
나 역시 새로 태어난 것이라고
기꺼이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