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 1월 24일이었다. 롯데월드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2시 쯤이었다. 롯데월드를 자주 찾는 분이라면 잘 알겠지만 오후 2시는 낮 시간대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그러다보니 플로드카라고 불리는 퍼레이드에 쓰이는 차로 이동이 일정 부분 제한된다는 점은 있지만 이를 보는 것 자체가 재미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후룸라이드 근처에서 로티, 로리가 타는 플로드카를 사진으로 남기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가 롯데월드에서 처음 탑승한 어트렉션은 범버카였다. 이미 에버랜드에서 탑승했었지만 롯데월드의 범버카가 에버랜드의 범버커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고 싶었다. 일단 범버카의 외형 자체는 에버랜드와 롯데월드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대신 롯데월드는 실내에 있다보니 천장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 있었다. 하지만 테밍에선 에버랜드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서 테밍이란 특정 어트렉션의 컨셉에 맞게 벽화나 조형물 등으로 꾸미는 걸 말한다. 롯데월드의 범버카에서는 로티와 로리는 물론 이들의 친구까지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어서 이를 찾는 재미만 해도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F1 경기에서 출발을 알리는 심판의 깃발처럼 검은색과 흰색의 패턴을 넣은 것도 범버카라는 어트렉션의 성격을 봤을 때 여러모로 좋았다.
그렇게 차례가 와서 바로 안으로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범버카에 탑승했다. 탑승한 직후 안전벨트까지 착용한 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범버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에버랜드의 범버카와의 또 다른 차이점이 딱 나오게 된다. 에버랜드의 범버카의 경우 야외에 있고 크게가 워낙 크다보니 한바퀴 크게 도는 걸로 충돌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롯데월드의 범버카는 트랙 자체가 짧아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기둥이 있다는 것도 여러모로 부딪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그게 범버카의 매력이다. 서로 부딪히며 마치 튕겨나갈 듯하지만 실제로는 튕겨지지 않는 그런 재미가 있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범버카를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범버카 탑승장 내부에도 로티와 로리의 모습을 담아낸 그림 등이 있기 떄문에 탑승한다면 그런 그림들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참고로 롯데월드 곳곳에는 로티와 로리의 모습을 그린 벽화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약 롯데월드를 방문한다면 이렇게 로티와 로리가 그려진 벽화를 찾아보는 것도 롯데월드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참고로 이건 그나마 바로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다른 벽화들은 자세하게 살펴봐야 할 정도로 은밀히 숨겨져 있다.
참고로 이때 처음으로 탑승예약제로 혜성특급을 예약했다. 탑승예약제는 이름 그대로 특정 시간에 캐스트로부터 특정 시간이 적힌 탑승권을 받아서 해당 시간이 되면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탑승권을 반납하며 탑승하는 제도다. 내가 받은 탑승권에는 오후 8시에서 오후 8시 30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즉, 이 시간 안에 혜성특급에 도착한 다음 탑승권을 반납하면 된다. 그러므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혜성특급에 대해서는 밑에서 다루겠다.
롯데월드에서 두 번째로 탄 것은 파라오의 분노였다. 파라오의 분노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어트렉션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심지어 롯데월드의 어트렉션에서 유일하게 중간 점검이 있어서 오후 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는 탑승이 안 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아무래도 직접 타야 알 수 있는 다크라이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프차가 마치 험난한 비포장도로와 오지를 건널 때 휘청거리는 것처럼 파라오의 분노의 지프차도 상당히 휘청거려서 마치 모험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처음 파라오의 분노를 탔을 때는 여러모로 감탄하며 타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여기도 마치 이집트에 있을 법한 조형으로 테밍도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는 점도 칭찬할 만한 점이었다.
참고로 롯데월드의 가장 큰 장점은 밤에 가장 빛을 발휘한다. 에버랜드는 아무래도 실외에 있다보니 눈이나 비가 내리면 탈 수 있는 어트렉션에 제한이 커지고 너무 춥거나 더우면 이를 견디는 것도 쉽지 않지만 롯데월드는 매직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전부 실내에 있어서 이런 아름다운 야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특히나 풍선비행 탑승장 주변에서는 롯데월드에 갔다는 인증샷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전목마를 비롯한 전경을 찍을 수 있다.
세 번째로 타본 어트렉션은 3D 황야의 무법자Ⅱ였다. 이건 3D 안경을 쓰고 총을 쏘는 슈팅 다크라이드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어트렉션도 이때 처음으로 탔는데 여기도 마치 서부시대의 술집 같은 분위기를 내도록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졌다. 물론 중간 중간에 낙서가 있다는 것은 흠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정도면 첫인상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을 위한 마차와 성인을 위한 비클이 준비되어 있었다. 비클은 말의 형태였다. 이윽고 직원의 신호에 맞춰서 화면이 어두워지며 나는 3D 안경을 썼고 본격적인 운행이 시작되었다. 줄거리는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가 보안관이 되어서 화면 속에 있는 적을 검은색 총으로 쏘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조작감이 최근에 만들어진 것에 비해서는 꽤 떨어졌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입구부터 출구까지 해당 어트렉션의 테마에 맞추기 위한 테밍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출구 쪽에 있는 그림은 확실히 어트렉션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았다. 그리고 상당히 많이 걸어서 지쳤다면 여기서 짧은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약간의 도전심도 들게 해서 운행이 끝나면 점수가 나온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트리 옆에 서 있는 로리도 찍고 밤에 아름답게 빛나는 롯데월드의 천장도 찍었다. 사실 롯데월드의 천장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기하학적인 요소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위를 도는 풍선비행의 장관은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만큼 천장과도 잘 어울렀다. 특히 밤에는 풍선비행에 있는 전선이 빛을 발산하며 롯데월드를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참고로 지금은 사라진 저 성은 매직 아일랜드에 있는 캐슬을 어드벤처로 갖고 온 것처럼 디자인부터 캐슬과 매우 비슷했다. 그리고 사진 상에서는 측면으로 찍어서 잘 보이지 않겠지만 정면으로 보면 깃발까지 디테일하게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점을 보면 롯데월드는 확실히 각 테마에 맞게 꾸미는 능력에서는 여러모로 좋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마지막 피날레는 혜성특급이었다. 여기는 대기시간이 아무리 비수기라도 1시간에 달할 만큼 길었으나 다행히도 탑승 예약제 덕분에 오후 8시 30분에 맞춰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탑승증을 반납하며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 혜성특급은 실내 롤러코스터인데 굉장히 격렬하다는 평을 들어서 어떨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에 들어가니 마치 우주에 온 듯한 몽환적인 BGM과 다양한 그림들과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탑승장에 들어갔는데 운이 좋게도 맨 앞자리에 탑승하게 되었다. 나는 롤러코스터는 맨뒷자리보다 풍경을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는 앞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게 직원의 안전바 검사를 마치고 내가 탄 혜성특급은 곧바로 출발했다. 출발하자마자 엄청 무섭게 생긴 외계인이 등장해서 살짝 겁을 먹었으나 이윽고 속도를 높이자 스릴이 곧바로 전해졌는데 그때부터는 그 격렬함을 즐기며 웃었다. 특히 마치 몸이 떠오르는 듯한 구간이 최고였다.
그렇게 롯데월드에서의 하루가 지나고 매직 아일랜드의 캐슬을 사진으로 남기며 하루가 마무리가 되었다. 특히나 혜성특급은 이번이 첫 탑승이었는데 진심으로 튀어나올 듯한 격렬함과 스릴을 제공해서 맨 처음을 제외하면 정말 마음껏 웃으며 탔다. 게다가 좌석마다 보게 되는 게 다르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혜성특급에 한해서 또 다른 자리에 타는 것도 고려해봐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