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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Mar 15. 2024

겨울날의 이별

"사랑을 소유욕과 착각하지 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당신은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반대말인 소유욕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 생택쥐페리 -


글감을 찾던 중에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이다. ‘사랑의 반대말인 소유욕’이라는 부분에서 이별을 겪은 내 모습이 생각이 났다. 그때를 되돌아보면, 이별을 했을 당시에 나는 사랑의 반대말인 소유욕으로 인해서 많이 아파했었나 싶었다. 나에게는 평생을 약속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단지 외모나 매력으로  이끌려서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닌 가치관으로서나 배울 점이 많았던 사람이었기에 더욱 이끌렸다고 볼 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 나는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사랑보단 일에 더 집중하던 시기여서 연애는 관심이 없었고 친구로서 남고 싶었다.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갈수록 특별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역효과가 일어난 듯 어느 순간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고 교제를 하게 되었지만, 결국엔 여러 가지 이유와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이별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누군가와 연애를 하여 이별을 했을 때 주저 없이 연락처와 흔적을 정리하는 편이었다. 이번에 겪은 이별은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한동안 깨어나지 않는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떻게든 잊기 위해 평소보다 업무에 더 집중하는 일이 생겼으며 무리하다가 결국 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로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 정리가 마무리되었지만 그 사람에 대한 존재는 아직까지도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었고 마음 한편에 그리움이 남아있었다.


이별을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을 보내는 도중에 만화작가 ‘야자와 아이’의 유명 작품인 ‘나나’라는 만화를 알게 되었다. 사실 이 만화는 이름만 들어보았고 자세히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만화의 주된 내용은 ‘나나’라는 두 여주인공에 대한 사랑과 우정이야기를 담았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이별했을 때 심적으로 매우 고통을 받았던 점이다. 마음 정리에는 칼 같은 나에겐 그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결국엔 나도 그 고통을 겪을 줄은 몰랐었다. 마치, 나나라는 두 캐릭터의 마음이 공감되는 것처럼 사랑의 반대말인 소유욕 때문에 괴로워하는 부분에서 말이다.


그때의 겨울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이별’이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단순히 이별 말고는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없었던 거도 있고, 마음 아팠던 이별이 처음이라 그런지 이번 겨울에는 이별을 겪은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 그 이별을 통해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과 소유욕에 대한 아픔 그리고 이별에 대한 공허함을 동시에 느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고 싶고 이러한 아픔들을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다음 사랑은 좋은 사랑을 해야지 하고 싶어도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그저 다음 사랑에는 덜 상처받기를 바랄 뿐이다.


소실


마지막이라는 걸 깨닫는 듯

수많은 기억과 추억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함께 해온 이들과 작별을 결심했고

그는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이들은 그를 평생 기억한다.


돌아갈 때


험난한 여정의 끝은 돌아가는 것이다.


돌아갈 때가 다가오면

모든 걸 내려놓고 돌아가야 한다.


그게 행복한 순간이어도

힘든 순간이어도

어느 순간이어도


흔적


돌아간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방 정리를 하다가 나오는

그 사람이 나에게 남긴 흔적들


좋았던 기억들과 안 좋았던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흔적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내 마음을

더욱더 울리고 또 울린다.


후회해도 늦었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그 흔적을 지우기로 마음먹었다.


간직하다


돌아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지낸 세월을 정리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건 추억이다.


안 좋았다는 경험

좋았다면 추억


하지만 좋았던 안 좋았던


구분 없이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차라리


차라리

그 사람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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