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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앤 Jun 11. 2024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 간 미국 결혼식

초대받은 결혼식과 그리고 초대할 결혼식

Charlotte, North Carolina


처음 노스캐롤라이나의 대도시 샬럿(Charlotte)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가족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채플힐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이나 달려 샬럿에 도착했던 날, 고속도로에서 멀리 보이는 고층 빌딩은 샬럿이 얼마나 큰 도시인지를 알게 해 줬거든요. 작은 교육도시인 채플힐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어요. 

 

노스캐롤라이나에 이런 대도시가 있었나?


샬럿은 자연친화적인 주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큰 도시예요.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죠. 미국 메이저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웰스 파고(Wells Fargo)의 동부 운영 본부가 자리 잡고 있어 뉴욕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융 허브이고, 큰 기차역과 국제공항이 있어 교통도 매우 편리하고요.


사실 그래서 결혼식 장소가 샬럿이 되었어요. 가족 결혼식엔 신랑, 신부와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미국 전역과 해외에서 오는 거였거든요.

나는 샬럿이 마음에 들었어요. 편리한 교통, 다양한 스포츠 구장과 갤러리, 그리고 대학까지. 모든 것을 갖춘 도시이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발전하고 있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자랑거리인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그대로 있다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죠. 첫날 도착해서 만난 야생 토끼가 이곳이 여전히 노스캐롤라라이나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어요.



자동차 안에서 발견한 야생 토끼
휴식 중인 새


샬럿에서의 첫날, 우리는 호텔에 체크인하고 주변을 잠시 둘러본 후, 가족들을 만났어요. 미국의 결혼식은 전야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는 양측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그 후엔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가졌어요.



나의 그이의 저녁메뉴


우리는 신랑신부의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가장 먼 곳에서 온 하객은 한국에서 온 나였고, 그다음은 독일에서 온 사람, 그 외에 보스턴 등 미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 이였지요. 각양각색이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다들 비슷한 직업군들을 가졌기에 새삼 미국에 대해 생각을 한 날이었어요. 한국에 태어나 한국인으로 자란 사람이 생각하는 미국과 실제의 미국은 다른 점이 많거든요.


재미있던 점이라면 예전이었으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이야, 남한이야?'를 물었을 텐데 이번엔 누구도 그리 묻지 않았어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당연히 사우스 코리아라고 생각하고 또한 그 사실에 흥분했어요. 요즘 미국에서 한국이 많이 핫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걸 피부로 실감할 만큼 한국이 변했구나 하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외향적인 미국인과 이야기하는 건 재미있었지만, 13시간의 시차 때문에 조금 이르게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어요.


지역 맥주가 다양하게 많은 미국
해 질 녘 시작된 술자리는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고


미국결혼식


다음날 오후 결혼식이 시작되었죠.


한국과 다른 점은 미국 결혼식은 한국보다 규모가 작아요. 축의금 없이 오롯이 신랑신부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인지, 정말 친한 사람과 가족들 위주로 초대해요. 한국이 "부모의 중요한 행사"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미국은 조금 더 "신랑신부의 행사"라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초대받은 손님들도 드레스를 입고 예쁘게 꾸미고 가서 늦은 시간까지 오래도록 파티를 즐기고 오죠.  




물론 비슷한 점도 많아요.  미국도 부모가 결혼식 비용 서포트를 하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여자 쪽에서 결혼식 비용을 부담하고 남자 쪽에서 허니문 비용을 부담하는 식으로요. 미국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인생에 한 번뿐인 웨딩'이라는 마케팅으로 웨딩산업이 비싼 것도 다르지 않죠.

하지만 그래도 미국 결혼식은 한국과는 차이가 있긴 해요.


결혼식 참여 전 신랑신부는 하객들의 음식 취향을 미리 물어요. 채식주의자거나 알러지가 있는 경우 알리면 되어요.


특히 우리가 다녀온 가족 결혼식은 일반적인 미국식 결혼식보다도 캐주얼했어요. 주례도, 사회도 없이 신랑신부가 모두를 소개하고 진행을 끌어갔어요.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초대받은 하객들 모두가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결혼식이 그들의 목표였던 듯해요.

그들이 원했던 대로 모두가 행복하게 웨딩은 끝이 났어요.



샬럿 컴백 예고


첫 번째 샬럿 방문에서 우리는 2박을 했어요. 결혼식 다음 날, 우리는 다시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심지어 스타벅스에서 샬럿 기념컵도 구매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이제 다음 샬럿 방문을 기약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두 사람의 웨딩을 샬럿에서 준비 중이기 때문이에요.

앞서 말했듯 샬럿은 기차역뿐 아니라, 더글라스 국제공항이 있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오기 편하거든요. 피앙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나의 한국 가족들이 가기에도 나쁘지 않았죠. 한국에서 가는 직항은 없지만 이왕이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결혼식을 했으면 하거든요.


두 번의 결혼식으로 연결된 샬럿. 이 도시는 이제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곳이 되었어요. 샬럿, 그곳에서의 두 번째 만남이 기다려져요.(*)


샬럿에서 들른 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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