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4월 Week1
Week1
한 주간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어느덧 3월을 지나 4월을 맞아 완연한 봄이 온 거 같다.
3월에 벚꽃이 언제쯤 피려나 학수고대하고 있을 때쯤,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많은 봄 꽃들이 만개하여 세상을 환화게 물들였다.
아직 정식으로 아내와 꽃나들이를 가지 못했지만, 어느 장소 어느 포인트를 가야 할지 고민 많이 하며 기대 중이다.
이번주는 아파트 청약 계약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3년여 남짓 했지만, 인생 처음으로 계약이란 것도 해보고, 대출고민에 빠진 한 주였다.
물론, 대출을 받게 되면 용용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일을 열심히 할 예정이다.
우리 부부의 이번주 최대 고민은 앞으로 태어날 용용이의 이름 짓기였다. 나의 이름은 아버지가 직접 지어주셨고, 아내의 이름 또한 아버님이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아내의 이름은 한글이며 나의 이름은 모두 한자로 뜻, 음을 가진 이름이다.
이름의 중요점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말하고, 듣고, 쓰고, 기억하는 모든 행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고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작명의 관련된 책을 보면, 글자에도 에너지가 있다고 한다. 사물이나 생명체 등 모든 환경에 에너지가 있으며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에너지를 부여받아 태어난다고 한다.
'어떤 이름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삶의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라고 책에는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이름과 관련하여 '사주'에 관련된 이름들이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사주와 운세를 재미로 보는 나에겐 이름의 의미만큼이나 부모님이 직접 지어주신 데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고 소중하여, 용용이의 이름 또한 아내와 고민하여지을 예정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느낀 점은 이름이 참으로 이쁘단 것이다.
국어사전을 펴놓고 한참을 씨름한 후에 여러 후보명을 적어놓고, 일단은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이름은 성별이 확인되고 나서 아내와 고민을 더해보기로 했다.
아파트 본계약이 있던 날, 어느덧 나의 연차는 4월이지만 9개밖에 남지 않았고, 산부인과 방문과 청약 접수 등으로 인해 많은 연차가 소진되어 있었다.
계약 서류를 챙기고, 오전 근무를 하고 오후에 반차로 모델하우스에 향하게 된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 놀랐고, 실내의 더움에 한번 더 놀라고, 인감도장이 없는 나는 서명을 해야 하는 개수에 놀라며 땀을 흘릴 즈음, 정당계약서를 받고 선물도 받으며 끝날수 있었다.
계약이 끝나고 나서, 아내와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용용이의 성별을 확인할 참이었다.
언젠가 태아성별이 궁금할 때쯤 보게 된 신문 기사가 있었다.
흐릿한 나의 기억 속에서는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 불법적인 일이라고 알고 있었다. 1987년 국회는 의사가 진찰 또는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와 임부의 가족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알리는 것을 금지하였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수십 년 전만 해도 집안에서 아들은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특히 첫째와 둘째가 딸이면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셋째를 가질 것을 강요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며느리는 어쩔 수 없이 셋째를 임신하고 산부인과로 가서 아기의 성별을 확인하여 남아면 임신을 유지하고 여아이면 낙태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임신초기에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고 여아인 경우 낙태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1987년 국회는 의사가 진찰 또는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알리는 것을 금지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2008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자 2009년에 낙태가 어려운 시기인 임신 32주 이후에는 태아의 성별을 알려 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2주 이전에 의사가 임부나 가족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리는 것은 금지되었다고 한다.
내 기억 속 어머니가 동생을 임신하였을 때 병원에서 간접적으로 또는 비유적으로 엄마에게 동생의 성별을 알려주었던 것 같다.
현재 유교적 남아선호사상이 아주 쇠퇴된 지금에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왔다고 한다.
『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사회경제적인 지위향상과 함께 양성평등의식이 상당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사회변화를 고려할 때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행위를 태아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박탈하는 낙태행위의 전단계로 취급하여 이를 제한하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고자 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자유로운 욕구로서 현재의 규정은 태아생명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효과적이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입법수단으로써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고, 실제 낙태할 의도가 없는 부모도 규제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하였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하면서 6:3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재판소 2024.2.28. 2022 헌마 356 결정) 』
물론 내가 바란 용용이의 성별은 있었지만, 질투 많을 용용이에겐 비밀이므로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아내가 병원에 먼저 도착하였고, 나는 차가 막혀 병원을 도착해도 이미 아내가 결과를 알고 나올 예정이어서, 나는 집에서 아내를 기다리기로 했다.
'따르릉~ 따르릉~'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여보세요? 여보 어떻게 됐어? 아들이야? 딸이야?"
아내가 말한다.
"오빠, 아들일 거 같아? 딸일 거 같아?"
내가 물어본 질문을 다시 되묻는 아내.
"음~ 아 뭐야????? 궁금해 알려줘~~"
알려주질 않는 아내였다.
"오빠 내가 집에 갈 때까지 생각해 봐. 그리고 맞춰봐~"
약 올리는 거 같았다.
아내가 오기 전까지 10여분 남았다.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아내가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잠시 후, 아내가 도착하게 되었고 우리는 저녁메뉴를 텐동으로 정하고 음식점으로 향하였다.
"오빠~ 용용이 성별 XX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음이 나왔다. 내가 원하던 성별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궁금한걸 못 참는 나로서는 답을 듣자마자 웃음이 나온 것이었다.
이내 아내와 텐동집에 도착하여 맛있게 텐동을 흡입하고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께도 소식을 알렸다.
하루하루 일상이 지칠때즘 나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용용이.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인 네가 있어 하루하루 행복하단다.
용용아, 사실 아빠는 용용이가 아들인지, 딸인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용용이가 존재하는 거 자체로 이미 아빠는 하루하루 행복하게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단다.
아빠가 목소리 많이 못 들려줘서 미안하고, 사랑해♡
그리고 사랑하는 여보!
우리 둘이 머리 맞대고 용용이에게 멋지고 이쁜 이름 지어주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