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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10곳뿐이라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 뉴욕

로스터리 리저브는 사진뿐이고 글 내용은 일반 스벅인 게 함정

주워들은 거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스타벅스는 상권을 낙점하면 그 근방을 스벅으로 초토화시켜버리는 전략을 사용한답니다. 길 건너에 만들고 옆 블록에 만들고 눈만 돌리면 스벅이 보이게 하는 거죠.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그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이면 사실상 스벅밖에 대안이 없게 만든다는 것 같아요.


맨하탄 중심가쯤 가면 거의 한 블록에 하나씩 스타벅스가 나옵니다. 길 건너에서 마주 보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자주 보이기도 하고 저도 어쨌든 뉴요커가 됐으니 스타벅스에 가봤죠. 아무래도 스벅의 본고장 아니겠습니까? 기대도 많이 하고 갔는데 결과는 대실망이었습니다. 

뉴욕 입성 후 첫 스벅

맨하탄 스벅은 흑인 직원이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이라는 것도 어딘가에는 흑인 아닌 바리스타가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고 실제로 제가 본 바리스타는 전부 흑인이었습니다. 근데 이 분들이 일을 열심히 안 해요. 편견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어떤 식이냐면 가서 주문을 하잖아요. 뭐 라떼를 한 잔 시켰다 그러면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죠. 유튜브에서 보니까 손님이 아시안이면 '톨(tall)' 발음을 못 알아들어서 꼭 인종차별하는 것처럼 자꾸 물어본다는데 그런 경험은 없었어요. 전 언제나 '스몰원'이라고 말했거든요.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 뉴욕

할튼 계산을 하고 자리에 가서 기다리면서 내 커피 언제 만드나 보면 커피를 안 내려요. 방금 주문받은 직원은 결제를 마치자마자 카운터에 기대서 바로 옆에 있는 동료랑 노닥거립니다. 혹시 에스프레소 뽑는 동안 기다리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아니에요. 아직 안 만드는 겁니다.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자바칩 푸라푸치노만 아는데...

그러다 하던 잡담이 마무리되면 커피를 내립니다. 전에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보니까 스벅에서 불러주는 이름에 발음하기 난감한 용어를 이름으로 적어내서 직원을 당황시킨다던데 그런 거 없고요. 음료가 나오면 그냥 카운터에 둡니다. 끝이에요.

잔뜩 사오고 싶었던 굿즈

한 번은 하도 커피를 안 만들고 노닥거리길래 딸내미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 1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길래 가서 물어봤습니다. 내꺼 주문한 지 10분도 넘었다니까 저기 카운터에 놨대요. 가보니까 없죠. 누가 가져간 거예요.

이걸 어떻게 따져야 하나, 증빙은 가능한가, CCTV 없는 것 같은데 일단 보여달라고 해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직원 말이, 자기가 조금 전에 누가 음료 가져가는 걸 봤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하니 그 사람은 주문을 한 적이 없었다며 쿨하게 다시 만들어 준답니다. 비싼 자바칩프라푸치노였는데 말이에요! 게으른데 정직한 듯? 좋은 건가?

콩 볶는 기계

그리고 스벅을 잘 안 가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가 분위기가 별롭니다. 우리나라에서 카페에 간다면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다소 시끄럽더라도 깔끔하고 뭔가 정돈된 분위기요. 그런 분위기가 없습니다. 그냥 시끄럽고 건물이 기본적으로 오래됐다 보니 지저분해요. 조명도 어두운데 그러니 더 지저분해 보이죠.


허드슨 강이 보이는 맨하탄 서쪽 첼시마켓 쪽으로 가면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10곳 정도밖에 없다는 커피콩 굽는 스벅이에요. 여긴 분위기가 좋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예요. 마찬가지로 우리 커피숍 분위기는 아닌데 나쁘지 않습니다. 

영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마침 경쟁사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즉흥적으로 이곳에 들러보게 되어 마시고 있는 커피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왜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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