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만에 당신의 회사를 고수익 기업으로 바꿔라], 간다 마사노리
내가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한다.
영업하는 사람, 홍보하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어떻게 고객에게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알려서 이걸 많이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일 겁니다.
이 질문에 가장 쉬운 답부터 해볼까요?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고, 내 제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영업하면 되지. “
맞습니다. 어떤 사람이 내 제품을 좋아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많은 사람이 내 제품을 좋아해야 합니다. 과거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나 EXO를 기획할 때 했던 방법 '너희가 누구를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다 준비해 봤어 취향대로 좋아하렴.'이 이런 유사한 방법이지요. 이를 마케팅 전문용어식으로 하면 ‘매스마케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제품을 적극적으로 영업한다는 부분을 살펴보면 고객에게 1:1로 접촉해 친분을 맺고 고객 감동을 실천한다는 방법으로 읽힙니다. 소위 ‘진심 마케팅’을 실천하는 것이지요. 어느 국밥집 가게에서 주인장 할머니의 찰진 욕지거리를 즐기는 고객은 할머니가 어느 날 고생했다고 한국자 가득 퍼주는 고깃덩어리의 감동을 기억합니다.
결국 ‘많이 알리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이 답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안 그렇나요?
그런데 저는 1년 전쯤 읽은 책에서 이상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건 제가 느끼기로는 말도 안 되는 영업방식이었죠. ‘고객에게 고자세로 영업하고, 바쁘면 쉽게 거절한다.’는 이 방법은 제가 생각하던 마케팅의 고정관념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비상식적 성공법칙’이라는 책의 저자 간다 마사노리는 일본 최고의 마케팅 고수입니다. 일본 최고의 경영자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강연을 찾아오고, 본인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설팅을 맡깁니다. 이런 저자의 든든한 배경은 그의 주장을 쉽게 무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웠습니다. 저자의 배경에 굴복한 채 쉽게 믿어버리는 ‘권위에 굴복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싫었고요.
그래서 좀 더 자세히 ‘고자세 영업’의 본질을 파악해 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마케팅 30권’ 프로젝트에서 30권의 마케팅 서적 중 당당히 한 권의 자리를 따낸 간다 마사노리의 ‘90일 안에 당신의 회사를 고수입 기업으로 바꿔라’는 저의 탐구정신 때문에 선택된 책입니다.
이 책의 큰 주제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자는 미국에서 사업할 때 썼던 마케팅 방법인 ‘DM(Direct Message) 발송’이 일본에서도 통할까 궁금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하네요.
DM은 쉽게 말해 전단지입니다. 내 제품과 서비스를 한 장에 요약해 고객을 모집하는 용도의 1장의 문서죠. 이걸 지하철역에서 뿌릴지, 건물을 돌아다니며 우편함에 넣을지, 이메일로 발송할지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DM을 어떻게 만들지가 더 중요합니다. DM을 만들 때는 제목을 최대한 명확하게 쓰고 감정적으로 자극되는 문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령 수학 과외를 홍보하는 DM이라면 '00 아파트 부모님, 아이들 수학 포기하면 대학 못 갑니다.'라는 식으로 고객을 특정하고 감정적으로 설득하는
거죠.
그리고 DM에는 최대한 많은 내용을 적어야 합니다. 과외를 예로 들면 '수학점수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강사의 프로필은 무엇인지, 강의 시간과 방법은 어떤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의 점수를 얼마나 올렸는지, 비용은 얼마이고 기간은 얼마나 필요한지 등' 어치피 볼사람은 꼼꼼하게 다 볼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정보를 빼곡하게 적어야 합니다.
고객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은 감정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자극해야 하는 감정은 딱 두 가지
입니다. ~하고 싶다.(쾌락), ~하기 싫다.(고통회피)
이 두 가지 중 더 힘이 센 건 ~하기 싫다, ~피하고 싶다의 감정인 고통회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마케팅을 할 때는 ‘고객이 내 제품을 쓰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에 근거합니다. 가령 어떤 이혼전문 변호사가 과거 본인이 이혼을 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라면 어떨까요? 이혼변호시장에서 변호사의 이력이나 학벌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변호사가 내 처지를 진심으로 공감해 줄 수 있는지 여부일 텐데요. 변호사가 이혼한 적이 있고 이를 솔직하게 드러낸다면 더 공감을 받지 않을까요?
"법에만 호소하다가는 마음이 다칩니다. "
"저는 이혼하려는 사람의 마음도 변호해 드립니다."
이런 홍보문구는 내가 이혼법률에 최고로 정통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고객이 손해 볼 수 있는 부분 '마음의 상처'도 공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말이죠.
마케팅은 바로 1단계에서 승부를 보는 단기전이 아닙니다. 마케팅은 목표하는 고객집단을 모집하고, 목표고객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부분을 선사해 관심고객으로 만들고, 관심고객이 진심으로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그때 계약을 체결하는 장기전입니다.
“그러면 마케팅만 하다가 다 굶어 죽겠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이런 장기전은 한 번만 하면 됩니다. 마케팅 시스템을 한번 잘 만들어 놓기가 어렵지 그다음부턴 자동으로 굴러갑니다.
DM발송-관심고객에게 무료로 가치전달-고객이 원하면 계약체결로 이어지는 이 마케팅 시스템을 저자는 '고객과 함께 등산하는 과정'처럼 이야기합니다.
1단계: 목표고객 모으기(감정 마케팅 DM)
2단계: 관심고객 육성(무료 자료 전달)
3단계: 지금 필요한 사람 발굴(고자세 영업)
4단계: 계약과 고객 감동 서비스(고 가격=고품질 제공)
5단계: 다음 고객 준비(고객 추천받기, 좋은 리뷰받기)
각 단계마다 고객은 저항감을 느낍니다. ‘내가 이걸 사야 돼 말아야 돼?’라고 고민하는 고객에게 주저하지 말도록 계속 인센티브를 제공하세요.
고객님 이러다 손해 보십니다.
제가 그 손해를 막아드릴 수 있어요.
무료로 이걸 드릴게요. 이건 제 진심입니다.
지금 당장 필요하실 때 연락 주세요. 제가 너무 바쁩니다.
한 단계, 한 단계를 고객과 등산하듯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계약 체결이라는 정상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 간다 마사노리가 말하는 ‘감정마케팅’의 진수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이런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듣고 보니 ‘고자세 영업’은 숲 속에 나무와 같았네요. 나무의 색깔과 형태가 너무 독특해 끌리듯 들어간 숲에서 귀여운 다람쥐도 발견하고 시원한 약수터도 발견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마케팅 정상의 풍경은 더 절경이니 한번 꼭 올라보세요. ‘감정 마케팅‘이라는 산은 경치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