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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May 26. 2024

나는 당신의 팬이에요

[마케팅 모르고 절대 사업하지 않습니다], 흑상어쌤

마케팅은 팬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아빠가 좋아하는 아이돌 에스파가 돌아왔습니다. 슈퍼노바라는 괴상한 곡명에 이끌려 홀린 듯이 뮤비를 감상하고 말았는데, 뭔가 대박이 날 것 같았죠.


에스파 슈퍼노바 컴백무대, 출처: Mnet 유튜브


시장조사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에스파의 신곡 무대를 보여주니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Day 6의 ‘예뻤어’를 들려줬을 때는 자기들이 예쁘다고 공주옷을 찾아 입더니 에스파 언니들의 무대를 보더니 "아빠 언니들처럼 예뻐질래요! 립스틱 사주세요!"라고 하네요. 이렇게 아이들은 에스파의 팬임을 자처합니다.


오늘 읽은 마케팅 책 ‘마케팅 모르고 절대 사업하지 않습니다.’에서는 고객의 개념을 5가지로 분류합니다.


초보 마케터에게 필요한 핵심을 잘 보여주는 책

고객의 5가지 분류


1. 소비자: 구매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큰 범위의 마케팅 대상


2. 잠재고객(타깃): 우리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마케팅의 핵심 대상


3. 고객: 잠재고객 중 우리 제품을 구매한 사람(고객관리의 핵심 대상)


4. 단골: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성장시켜 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고객


5. 팬: 우리 제품을 자신의 것인 양 응원하고 추천하는 고객


결국 마케팅의 핵심은 '팬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품질을 믿고 제품이 주는 효용과 가치를 믿어주는 팬들을 많이 확보하는 건 마케팅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애플을 보면 팬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애플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워랜버핏도 "아이폰은 특별한 제품"이라고 극찬하며 "이 같은 소비자들은 세컨드카를 위해 3만 5000달러를 지불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세컨드카와 아이폰 둘 중 하나만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컨드 카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마케팅의 정의가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마케팅의 정의에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은 '고객'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마케팅을 설계해야 성공적인 마케팅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케팅은 고객은 위한 것임은 분명합니다.


마케팅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분명합니다.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의 문제나 욕망, 고민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마케팅의 진정한 목표라 할 수 있겠죠. 이런 점에서 저는 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마케팅이란 고객의 문제, 욕망, 고민을 해결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많은 팬들을 확보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은 아빠가 있는데, 요리하기가 너무 어려워 주저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이 아빠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 있을까요?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쉬운 요리방법들은 많이 제공이 되고 있으니 요리방법이 어렵다는 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요리재료들도 잘 손질되어 나오고 여차하면 밀키트 같은 제품을 활용하면 되니 요리능력도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고요.


제가 볼 때 아빠들에게 필요한 것은 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요리도구입니다. 아빠들은 그렇게 깔끔하게 요리하지 못합니다. 튀김요리를 한다 치면 주방은 아마 난장판이 날 겁니다. 튀김을 하다 튀어나오는 기름들이 주방 바닥 사방에 떨어지게 된다면 아내의 등짝 스매싱을 피할 길이 없을 겁니다.


아 오늘은 바닥에 기름 안 흘렸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아빠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큼지막하고 튼튼한 요리도구입니다. 저와 같은 경우 집 근처 다이소에서 튀김요리에 필요한 튀김용 쟁반을 하나 샀는데, 아주 만족하고 쓰고 있습니다. 튀김기름을 뺄 수 있는 큼지막한 거름막이 있고, 쟁반 자체도 직사각형 모양으로 아주 커서 튀김 요리들을 꺼내 놓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처럼 마케팅은 고객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고민의 연속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잠재고객의 성별은 무엇인지, 나이는 어떻고 직업은 어떨지, 고객의 일상생활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그리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불편한 점은 무엇 일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팬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팬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죠. 팬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매일매일 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 밖에 왕도는 없습니다.


잠재고객: 아이들/ 고객: 내 치킨을 한번 맛봄/ 팬: 아빠 치킨 최고!


오늘도 아이들이라는 고객님들을 아빠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 요리를 배웁니다. 요리에 익숙해지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요리하는 아빠라면 그렇게 되야겠지요. 마치 아이폰에 열광하는 애플의 광팬처럼 아이들이 아빠를 열렬히 지지하는 팬이 되어만 준다면 저는 뭐든지 할 겁니다. 어쩔 수 없죠 뭐. 마케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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